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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에 과도한 학습부담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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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에 과도한 학습부담은 금물

입력
2002.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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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대학입시를 앞둔 고3생과 그 학부모들만이 정신 없이 바쁜 게 아니다. 유아를 가진 학부모도 매우 바쁘고 초조하다. 유치원 모집 기간이기 때문이다. 어떤 유치원 앞에는 새벽부터 젊은 엄마들이 긴 줄을 이루고 서있다. 그래서 하루만에 정원이 다 차서 일찌감치 원생모집을 마감한다.어떤 유치원은 찾아오는 학부모가 없어서 정원을 다 못 채울까 싶어서 걱정을 하기도 한다. 유아 교육계에도 질 좋은 교육에 대한 수요자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른바 유아교육의 경쟁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유아 연령층의 인구 자체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긴 하지만 동시에 '어린이 집'과 유아 전문의 '학원'들이 대거 유아교육 수요를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젊은 학부모들은 이런 다양한 유아교육의 기회에 유치원, 어린이 집, 유아학원을 놓고 선택의 고민을 하게 된다.

현명한 선택은 어떤 것일까. 교육학적인 관점에서 몇 가지 판단의 준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로 그 기관에서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성격을 검토해서 그것이 두뇌활동에 부담을 주는 활동이 중심인지 아니면 두뇌활동을 촉진하는 활동이 중심인지 판단해야 한다.

이른바 과도한 학습 부담과 외우고 계산하는 것 등은 유아시기의 정상발달을 저해한다. 우리나라에서 과거에 신동으로 이름났던 어린이들이 유아 시기부터의 과도한 학습부담으로 귀중한 소질을 훼손당한 예를 기억해야한다.

둘째는 그 기관에서 유아들의 보호와 교육에 직접 참여하게 될 사람들과 원장, 교사, 보육사, 영양사, 기타 직원의 교육자적 자질과 사람 됨됨이 그리고 근무 경력상황을 가능한 한 잘 살펴보아야 한다. 어린이는 잘못 다루면 쉽게 부서지는 유리병과 같다. 한번 다친 마음의 상처는 엄청난 누적 효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유아를 직접 다룰 사람들에 대한 점검은 부모로서 당연한 권리이고 책임이며 각 기관은 자기 직원들에 대한 소상한 정보를 학부모에게 제공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사항이 되어야 한다.

셋째는 고려대상이 되는 유아교육 기관을 자녀와 함께 실제로 방문해서 아이로 하여금 그 기관에 관한 직접 체험의 기회를 갖게 한 후에 그의 궁금증을 충분히 해소시킨 후에 그 의견을 참작한 다음 선택하라는 것이다.

아무리 어린 아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그곳에서 무엇을 주로 하며 지내게 될 것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은 알게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문 용 린 서울대교수 전 교육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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