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대통령 선거전이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상대 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폭로와 비방 공세에 매달려 선거전이 혼탁해지고 있다. 특히 선거가 승패를 점치기 힘든 치열한 접전을 거듭하고 있어 양당의 비방전은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한나라당과 민주당은 4일 땅투기 의혹, 불법 정치자금 수수, 도청 폭로 의혹 등을 제기하며 무차별적인 공방을 벌였다. ★관련기사 3면
한나라당은 이날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가 30억여원대의 땅과 건물을 타인 명의로 갖고 있으면서도 후보 등록 때 신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문수(金文洙) 기획위원장은 "노 후보가 1989년 7월 형 건평씨에게 2억5,000만원을 주고 오모씨와 공동으로 매입한 경남 김해시 진영읍 여래리 700의 16 대지 992㎡(300여평)와 94년 2월 신축한 2층 상가는 노 후보가 실제 소유주이며 노 후보 스스로가 5월 관훈토론회에서 자신의 땅이라고 시인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노 후보는 그러나 대선 후보 등록 때 이를 누락하고 재산이 2억6,0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노 후보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에 별장과 커피숍을 신축했고, 부인 권양숙(權良淑)씨는 95년 개발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부동산 투기로 1억여원의 차익을 남긴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노 후보의 땅투기와 재산은닉은 13대 의원 재임기간인 88∼92년, 해양수산장관 재직기간인 2000년 8월∼2001년 3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에 집중적으로 이뤄진 권력형 비리"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한나라당이 판세가 불리해지자 허위사실을 조작, 저질 폭로극을 하고 있다"면서 "일부 주장은 이미 명예훼손 소송에서 승소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또 "(주)세경진흥 돈 22억원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가족에게 유입됐다는 사실을 검찰이 1998년 세풍 수사 때 일부 확인했다는 언론 보도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미국 선거전략전문회사인 '팬 앤 쉔'이 한나라당과 계약, 최근의 도청 폭로 공작을 계획했고 한나라당 몇몇 인사들은 자료제공과 폭로의 역할을 맡았다는 믿을 만한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 서울 시내 건물 사무실 등에 한나라당이 만든 '노무현의 자질1―도둑질, 노무현 형제는 용감했다―어릴 때부터 도둑질에'라는 제목 등의 흑색선전 문건이 무차별적으로 뿌려지고 있다"며 "중앙선관위원장 출신인 이회창 후보는 더러운 선거 운동을 즉각 중지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화성과 보령 땅에 투기, 수십억원대의 재산을 축적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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