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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틀에 얽매여 형식적 자질·비전·정책 검증 미흡 / "TV토론방식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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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틀에 얽매여 형식적 자질·비전·정책 검증 미흡 / "TV토론방식 바꿔라"

입력
2002.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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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TV합동토론 진행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 3일 대통령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TV 토론을 지켜본 관계자들은 "토론이 형식과 공정성 기준에 얽매여 기계적으로 흘렀다"며 후보들의 자질과 비전· 정책을 검증할 수 있도록 본격적 토론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질문· 답변시간이 1분∼1분30초로 짜여진 틀을 엄격하게 적용하다 보니 토론의 흐름이 끊어지고, 인신 공격을 제어할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주류를 이룬다. 세 후보측의 합의 하에 시급히 개선안을 마련, 2차 TV 토론 때부터 고치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1분 안에 말하려고 하니 답답했다"며 질문·답변 제한 시간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이런 점은 차차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도 "토론 방식의 문제 때문에 초점을 모으지 못하고 동문서답이 많았다"며 "한 후보당 5분씩 질문하고, 답변하는 식으로 하면 활력있는 토론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유토론을 주장했다.

민주당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토론의 룰이 너무 엄격하니까 재미가 없고 후보들의 특기가 살아나지 못한다"며 "발언시간과 주제를 자유롭게 하고 사회자 개입 없이 1대1 상호토론을 많이 갖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 고 말했다. 민주당 이해찬(李海瓚) 선대위 기획본부장은 "토론회 방식은 처음부터 우리가 원했던 것이 아니다"며 "상호토론이 강화되고 충분한 질문 답변이 될 수 있도록 토론 방식에 대한 재심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맹형규(孟亨奎) 의원은 "이런 형식이라면 후보자가 연기로 유권자들을 얼마든지 속일 수 있으며, 할 말이 별로 없는 후보에게 굉장히 유리한 방식"이라며 "제식훈련식으로 정해진 시간을 무리하게 적용할 게 아니라 진행자가 볼 때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시간을 융통성 있게 활용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유권자연대 김민영(金旻盈) 정책실장은 "1대 1 토론 기회를 늘리고 질문 답변 시간을 1분가량씩 더 늘리는 게 좋다"며 "깊이 있는 정책 토론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총 토론시간이나 토론 횟수를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김병국(金炳局) 교수는 "당선 가능권에 들어있는 두 후보를 중심으로 진행돼야 깊이 있는 토론이 이뤄지고 특정 후보 협공 기회도 줄어든다"며 "이번에는 세 후보가 참석하므로 양자 토론의 기회를 늘리는 쪽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후보간 질문은 인신 공격의 기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후보간 질문과 함께 3∼4명의 단순 질문자를 두는 것도 배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답변시간은 2분 이상 넘기면 핵심에서 벗어난다"고 말했다.

대통령선거방송토론위원회측은 "2차 TV 토론 때부터 토론 방식을 바꾸려면 토론위원회 전체회의가 세 후보측의 동의를 얻어 운영규정·세칙을 개정해야 가능하다"며 "따라서 토론 룰의 개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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