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건설 수주가 플랜트(산업설비) 부문의 호조로 활기를 띠면서 내년 해외건설 경기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이후 주춤했던 해외건설부문이 다시 '달러박스'로 떠오르고 있다.4일 건설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12월 현재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52억5,8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34억5,400만달러보다 52.2%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실적(43억5,500만달러)을 20.6% 초과한 것.
더욱이 연말까지 아시아 등에서 10억달러 이상의 추가 수주가 확실시돼 올해 계약액이 6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건교부는 전망했다. 연간 해외 건설수주액이 60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은 1999년(91억달러)이후 처음이다.
공사종류별로는 플랜트부문(40억8,200만달러)이 77.6%를 차지, '효자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이어 건축(5억9,300만달러, 11.2%), 토목(4억6,100만달러, 8.7%) 순이다. 지역별로는 중동이 28억8,900만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절반 이상(54.9%)을 차지했으며, 아시아(16억3,500만달러, 31%)가 뒤를 이었다.
올들어 해외건설 수주가 크게 호전된 것은 외환위기 극복에 따라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회복된 데다 건설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채산성이 떨어지는 토목, 건축분야 대신 기술력을 요하는 플랜트 부문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점도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된다.
건교부 관계자는 "해외건설 수주지역이 다변화한 가운데 중동에서는 대형 플랜트, 다른 지역에서는 소형 토목·건축공사 중심으로 수주구조가 재편되면서 수주액이 크게 늘어났다"며 "대외신인도 회복으로 해외에 진출한 업체수도 지난해 연간 51개사에서 올들어 11월까지 68개사로 늘었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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