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연도와 단지규모가 비슷한 같은 평형의 아파트라 하더라도 지역 및 단지에 따라 관리비가 최고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8월 서울과 수도권, 부산 등 4개 광역시의 일반분양 및 임대아파트 504개 단지, 1,152개 평형의 관리비 내역을 조사한 결과, 일반 분양아파트(339개 단지)의 평균 관리비는 평당 2,479원이었으며, 관리비가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이태원동 C아파트(평당 4,655원)로 가장 낮은 중동 신도시 J아파트(1,259원)의 3.7배 수준이었다특히 전체 관리비의 60%를 차지하는 일반관리비(인건비, 사무비 등)는 최고 평당 3,404원(서울 서빙고동 S아파트), 최저 600원(부산 구포 H아파트)으로 5.7배 차이가 났다.
같은 서울이면서 평형과 건축시기가 비슷한데도 단지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구로구 W아파트(32평)와 옥수동 K아파트(33평)는 각각 1998년과 99년 지어졌고 평수도 비슷한데 관리비는 월 5만7,440원과 11만3,487원으로 2배 정도 차이를 보였다.
임대아파트(165개 단지)도 관리비가 가장 높은 서울 홍릉동 D아파트(평당 4,111원)와 가장 낮은 광주 운남6동 J아파트(평당 761원)의 격차가 5.4배나 됐다.
이번 조사는 올해 5월 관리비를 대상으로 했으며, 조사항목에서 세대별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개별 난방비와 급탕비는 제외했다.
일반 분양아파트의 평당 관리비는 서울이 평균 2,683원으로 수도권(2,337원)과 지방 대도시(1,883∼2,452원)보다 비쌌으며, 서울에선 중부권(종로·용산·중구)이 3,084원으로 가장 높았고 서부권(서대문·마포·강서·구로·영등포·양천구)이 2,514원으로 가장 낮았다.
수도권에선 분당(2,629원) 평촌(2,544원)이 높았고, 수원(1,946원) 용인(1,913원) 등은 낮은 편이었다. 4대 도시 가운데는 대전(2,452원) 대구(2,255원) 부산(2,123원) 광주(1,883원)의 순이어서 서울에 가까울수록 관리비가 높은 현상을 보였다.
평형별로는 35평 이상 중대형이 25평 이하 소형보다 11% 정도 비쌌는데, 이는 복도식인 소형 아파트보다 계단식이 많은 중대형 아파트의 경비원 등 인건비 부담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단지 규모가 작을수록 관리비가 높아져 150세대 이하 단지는 2,000세대 이상 대규모 단지에 비해 일반관리비는 19%, 총관리비는 10% 정도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난방 방식에 따라서는 개별난방 아파트가 중앙난방이나 지역난방에 비해 관리비나 공동난방비 모두 적게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유지수선비나 특별수선충당금 등의 부담이 많아 같은 평형이라도 관리비가 높았다. 준공 후 5년이 안된 아파트의 총관리비는 20년 넘은 노후아파트의 70%에 불과했다.
한편 공정위는 서울도시개발공사 등 9개 임대아파트 사업자들이 일반관리비에 관리소장의 봉급 외에 성격이 불명확한 '업무추진비'를 별도로 부과하고 있는 사실을 적발, 시정하도록 했다. 또 관리비를 본사에서 통합 관리하면서 발생한 이자를 자기이익으로 처리한 주택공사의 자회사 뉴하우징에 대해 금융이자를 입주자에게 돌려주도록 요청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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