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동생이 더 기뻐할 겁니다."4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한 서울대 수시 2학기 모집에서 인문대에 합격한 소녀가장 이선양(18·전남 담양 창평고 3년)양.
이양은 초등학교 3학년 때인 1993년 아버지가 지병으로 사망한데 이어 중1때 어머니마저 재가, 졸지에 부모가 없는 신세가 됐다. 이양과 남동생(중2)은 할머니(67)와 함께 정부 보조금으로 어려운 생계를 이어갔다.
전남 진도에서 중학교 내내 전교 1∼2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성적이 뛰어나자 중3 담임교사는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담양 창평고에 진학해 학업을 계속 할 것을 권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 학교 기숙사에 기거하게 된 이양은 주말마다 부모가 찾아오는 친구들이 부러웠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았다.
이양은 고등학교에서도 반에서 항상 1∼2등을 놓치지 않았고, 이번 수능에서 1등급을 받아 인문대에 무난히 합격했다. 이양은 올 3월부터 미주 일요일에는 인근 장전경로당에 나가 노인들의 식사 준비, 청소 등 봉사활동을 해오기도 했다.
이 양은 "남보다 나은 게 하나라도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책에 매달렸다"며 "좋아하는 책과 글을 가까이 하는 국문학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담임 김보균 교사는 "반장인 선양양은 어려움을 전혀 내색하지 않고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아 학생들에게 인기가 최고였다"면서 "훌륭한 학자가 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