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대선후보 첫 TV 합동토론회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가 톡톡 튀는 '양비론'으로 선전한 것은 놓고 정가의 득실계산이 분주하다. 한나라당은 일단 "나쁠 것 없다"는 반응이다. 반면 민주당측에서는 권 후보가 끼어 들어 이회창(李會昌)―노무현(盧武鉉) 후보간 토론의 초점이 흐려져 득 될 게 없다는 분석이 많다.한나라당측은 권 후보가 선전할수록 지지층이 일부 겹치는 노 후보 표가 잠식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당직자는 4일 "권 후보가 토론에서 자기 존재를 대등한 관계로 끌어올렸고 국민들에게 시원한 느낌을 준 것 같다"며 "권 후보의 선전이 우리에게 나쁠 것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초 권 후보가 노 후보에게 씌워진 급진 이미지를 탈색해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TV토론 후 권 후보가 노―이의 본격 대결에서 분위기를 흐리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노 후보가 이 후보에게 공세를 할라치면 권 후보가 중간에서 답변을 하는 바람에 초점이 흩어지고 말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민노당 김종철(金鍾哲) 대변인은 "각 당이 자의적 판단을 하는 것일 뿐 노 후보 지지층은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이 후보 지지층도 우리쪽으로 돌아설 수 있다"며 "우리는 우리대로 열심히 할 뿐"이라고 양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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