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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5 첫 TV토론 / 이모저모·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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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5 첫 TV토론 / 이모저모·총평

입력
2002.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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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밤 KBS 공개홀에서 개최된 16대 대선의 첫번째 대선후보 TV합동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정치노선의 차이를 선명하게 드러내면서 불꽃 튀는 논쟁을 벌였다.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양강(兩强)의 틈바구니에서 정책 대안 제시에 주력하며 나름대로 과격 이미지 해소에 애썼다.

이날 토론회는 이 후보와 노 후보의 치열한 양강 대결 구도 속에서 실시된 것이어서 국민적 관심은 더 클 수 밖에 없었고 따라서 TV토론이 판세에 미칠 영향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이 후보와 노 후보 간의 판세가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이날 토론이 초반 대세를 가를 계기로 여겨졌던 만큼 두 후보는 한 치 양보없는 대립을 마다하지 않았다. 다만 이날 토론에 대해선 3자 방식의 토론 구조와 짧은 문답 시간 등 때문에 당초 기대했던 것 보다는 토론의 긴장도나 밀도가 다소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 후보는 노 후보의 대미관 등 '진보적' 성향 및 DJ정권과의 일체성, 반창(反昌) 후보단일화의 허실을 집중적으로 파고든 반면 노 후보는 이 후보의 각종 비리의혹과 '보수편향' 등을 끈질기게 문제 삼았다. 대북 정책이나 검찰 중립화 방안 등에 대한 정책 대안도 활발히 개진됐으나, 토론 분위기가 고조된 것은 역시 상대에 대한 비판이 본격화하면서부터였다.

이 후보는 안정감 부각을 위해 가급적 맞대응을 삼갈 것이라는 일각의 예측과는 달리 노 후보의 '말 바꾸기' 사례를 공격적으로 지적하는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노 후보도 이 후보의 부정부패 의혹 등을 거론하며 "이런 후보는 정치개혁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며 가차 없이 견제구를 날렸다.

다소 곤란한 질문에는 두 사람 모두 한, 두차례씩 답변을 피해 화제를 돌렸다. "YS를 찾아가 시계를 보여주며 지지를 요청한 게 3김 정치 아닌가"(이 후보)라는 질문에 "어쨌든 이 후보가 3김과 가장 비슷하다는 여론조사가 있다"(노 후보)는 대답이 나왔다. 또 "YS 아들 비리가 드러났을 때 당시 신한국당 대표였던 이 후보는 무엇을 했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이번 정권의 부정부패가 유례없이 심하다"(이 후보)는 반응이었다.

두 후보는 정치개혁을 주제로 한 상호 토론에서 본격적으로 맞부딪쳤다. 이 후보가 후보단일화와 관련, "정책적 지향점이 전혀 다른 노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대표가 어떻게 같이 갈 수 있느냐"고 따지자 노 후보는 "1997년 이 후보가 조순(趙淳)씨와 합칠 때는 가족들이 나서 지분을 나눴지만 우리는 그런 일이 없다"고 공박했다.

또 노 후보가 "이 후보의 부정부패 혐의와 제왕적 행태는 3김과 다를 게 없다"고 꼬집자 이 후보는 "DJ정권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계승한다는 노 후보야 말로 3김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토론이 이, 노 후보 중심으로 흐르자 권 후보는 "건전한 정책대안을 놓고 얘기하자"고 거듭 제의했으나 흐름을 주도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토론이 다소 과열 양상을 띠자 마지막 순서인 후보간 1대 1 토론에서는 이 후보가 "이제부터는 좀 부드럽게 하자"고 제안하는 등 한결 차분한 분위기 속에 정책토론이 이어졌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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