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금(貸金) 업체가 오랜 불황으로 개인의 소득이 줄어들고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자 급성장하면서 어엿한 금융기관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일본 금융업계에 따르면 다케후지, 아코무, 프로미스, 아이플 등 8개 대형 대금업체의 2002년 상반기말 영업실적은 6조엔. 최근 5년 사이에 무려 70% 가량 늘어난 규모다. 연이율 25%의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이용자가 늘면서 고속성장하고 있다.
대금업체들은 '악랄한 고리채 장사'라는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막대한 광고선전비를 쓰고 있다.
아이플은 2002년에만 200억 엔의 광고선전비를 쏟아부었고 아코무는 상반기에만 80여억 엔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유통업체인 이토요카도가 갖고 있던 여자 배구팀이 다케후지에 넘어갔고 아코무는 최근 프로야구단 긴테츠(近鐵)버팔로스의 공식 후원사가 됐다.
광고 방영을 거부하던 TBS가 4월 대금업 광고를 수주함으로써 일본의 신문과 방송에는 대금업체가 광고가 흘러 넘치고 있다. 대금업체들은 소액 개인대출뿐만 아니라 미용실, 치과병원, 음식점 등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창업·운영자금 대출에까지 영업 분야를 넓히며 스스로를 소비자금융회사 또는 벤처금융회사라고 부르고 있다. 이같은 성장과 이미지 개선 덕택에 지난달말 대금업체들은 마침내 일본 재계의 총본산인 닛폰게이단렌(日本經團連)의 정식 회원 자격을 얻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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