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12월4일 서울 남산의 제2호 터널이 개통됐다. 남산 제2호 터널은 중구 장충동에서 용산구 용산동에 이르는 터널이다. 길이 1,620m, 너비 9.6m의 이 터널은 중구의 장충동·을지로6가·동대문운동장 지역과 종로구의 동대문 지역을 용산구의 용산동·이태원동·반포대교 등지로 연결한다.남산에는 제2호 터널 외에 제1호 터널과 제3호 터널이 있다. 이 터널들도 제2호 터널과 마찬가지로 서울 강북의 중심지인 중구와 한강 바로 이북의 용산구를 이으며 강북과 강남 사이의 교통에 이바지하고 있다. 길이 1,530m, 너비 10.8m의 제1호 터널은 중구 예장동에서 용산구 한남동을 잇는다. 충무로, 을지로, 3·1 고가도로 같은 강북 도심에서 제3한강교를 거쳐 강남 대로나 경부고속도로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이 터널을 지나야 한다. 길이 1,270m, 너비 9m의 제3호 터널은 중구 회현동과 용산구 용산동을 잇는다. 강북의 남대문로 근처에서 반포대교로 가는 데는 이 터널을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그러나 오늘날 서울의 교통 체증은 세계 최악의 수준이어서 이 터널들을 지나는 것조차 늘 쉽지는 않다. 강북과 강남을 오가는 운전자들은 출퇴근 시간이면 한강의 어느 다리와 남산의 어느 터널을 지날 것인가, 아니면 차라리 남산 순환도로를 이용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느라 바쁘다.
중구와 용산구에 걸쳐 있는 높이 262m의 남산은 북악산·낙산·인왕산과 함께 서울 분지를 둘러싸고 있다. 조선조 초기에 서울이 왕도로 정해졌을 때는 다른 여러 산과 함께 왕도의 위곽(圍郭)을 이루었지만, 오늘날엔 '남산'이라는 이름과 달리 서울 한가운데에 자리잡게 되었다. 남산의 옛 이름은 목멱산(木覓山)이다. '목멱'은 '남산'을 뜻하는 중세어 '마뫼'에서 왔다고 한다.
고 종 석 /편집위원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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