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은 "진채색화 40년" 전한국화가 이승은씨의 회갑 기념전 '이승은 진채색화 40년'이 4∼11일 예술의전당 미술관(02―580―1300)에서 열린다.
400여 평의 큰 전시장을 1963년 작 '여인상'부터 2002년작 '무덤'까지 150여 점의 채색화가 채운다. 홍익대에서 천경자 화백으로부터 채색화를 배운 이씨는 65년 국전으로 등단했다.
당시만 해도 '일본 색깔'이라는 이유로 채색화는 백안시됐다. 국전 동양화 부문은 수묵화 일변도였고, 이런 푸대접에 67년 국전 때는 이씨 등 채색화 작가 27명이 낙선 작품전을 열기도 했다.
40여 년간 이씨는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은 자연 색깔을 직접 만들어 실감에 가장 가까우면서도 조형적 미가 우러나는 채색화의 외길을 걸어왔다. 미술평론가 이규일씨는 "단청과 오방색, 민화는 한국 색채미술의 뿌리를 말해주는 것"이라며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색의 본질을 탐구해온 이승은의 예술세계는 한 마디로 자연에의 회귀"라고 평한다.
영상입체작가 심영철전
영상입체 작가인 심영철(43·수원대교수)씨가 4∼10일 인사아트센터(02―736―1020)에서 '환경을 위한 모뉴멘탈 가든' 전을 연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우선 높이 120∼180㎝, 지름 40㎝의 육중한 화강석 돌기둥 20여 개가 마치 성전의 유적처럼 보는 이를 압도한다. 공중에는 피흘리는 예수의 모습, 갖가지 빛을 발하는 15개의 거대한 가시 면류관이 떠 있다. 3D 영상으로 투사된 예수의 모습은 관람객의 얼굴과 동시에 투사돼 겹쳐지기도 한다. 돌기둥 곳곳에는 비둘기가 날고 백합 선인장 무화과나무 등이 피어있으며, 실제 기둥에 작은 연못을 파 그 안에는 물고기가 노닌다.
홀로그램 등 첨단 매체를 사용한 조형작업에 음향까지 결합한 종합적 설치로 작가는 환경과 공존하는 조화로운 인간공동체의 모습을 꿈꾼다. 한국예술평론가협회 선정 최우수예술가상, 토탈미술상, 한국미술작가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도 돋보이는 그의 작업 주제는 언제나 기독교 신앙에 바탕한 '사랑'이다.
윤정희 작품전
2002년 제5회 한국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한 촉망받는 젊은 작가 윤정희(31)씨의 작품전이 3일 개막, 12일까지 박영덕화랑(02―544―8481)에서 열린다. 그는 섬유작업에서 자연의 빛을 찾으려 한다. 섬유와 회화가 작품에서 하나로 어우러진다.
직조기로 직접 한올 한올 각종 색깔의 실을 배열해 짜서 그것을 캔버스로 삼는다. 유리알이나 마른 꽃잎 등을 섬유에 배치하고 젤이나 아크릴로 감싸 덮는다. 그렇게 만든 작품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 흩어지고 모여드는 하늘의 구름 형상이 되기도 하고, 대지의 초목 위에 떨어진 영롱한 물방울이 흘러가는 자취처럼 보이기도 한다. 빛에 반응해 형형색색으로 변하는 섬유의 오묘한 결, 그 위에 새겨진 액상의 형태들은 자연이 빚어내는 필연과 우연의 조화처럼 읽힌다. 참신한 기법의 이 작가는 서울예대, 공예 명문인 미국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 섬유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번이 세번째 국내 전시회.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