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러브콜에 시달렸던 '붉은 악마'가 이번에는 미군 궤도차량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 또다시 미묘한 갈등에 빠졌다.14일 서울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인 여중생 사망 범국민대책위원회가 붉은 악마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 붉은 악마 홈페이지에서는 "항의집회는 정치적 사안이 아닌 국민적 사안"이라는 참여론과 "우리는 축구팬일 뿐"이라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채희병(蔡熙秉·36) 범대위 사무국장은 "참여를 공식요청하진 않았지만 국민의 자발적 행사인 만큼 붉은 악마도 적극 동참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붉은 악마 집행부는 지난달 초 결정한 '대선 전 대외활동 전면중단' 방침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신동민(申東民·31) 미디어팀장은 "회원 대부분이 14일 집회 참여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붉은 악마 자격으로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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