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장애를 딛고 미국 검찰청 최연소 부장검사로 활동하고 있는 정범진(35·미국명 알렉스 정)씨가 방한, 한 달 간 성금을 모아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지체장애인들에게 휠체어를 기증한다. 1일 가족과 함께 휴가차 입국한 정 검사는 2일부터 한달 간 숙소인 강남 아미가호텔 로비에서 지체장애인 휠체어 기증을 위한 모금함을 운영한다.초등학교 3년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정 검사는 조지워싱턴대 법과대학원 재학 시절인 1991년 교통사고로 어깨 아래 전신이 마비됐다. 176㎝의 키에 만능 스포츠맨이었던 그는 자살을 기도하는 등 좌절을 겪었으나 재활훈련을 하면서도 하루 8시간 이상을 변호사 시험 준비에 할애, 93년 뉴욕 브루클린 검찰청의 검사가 됐다. 임용 후 3년간 휠체어에서 맡았던 24회의 재판을 모두 이기는 등 탁월한 능력을 발휘 해 45명의 동기 중 가장 먼저 진급, 2000년 80명의 후배 검사를 거느리는 최연소 부장검사가 됐다.
그는 "8월 잠시 한국에 들렀을 때 한벗장애인 이동봉사대가 효창동에서 운영하는 지체장애인 재활기관에서 휠체어도 없이 고생하는 많은 친구들을 만나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내가 좌절을 딛고 법조인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휠체어 안에서도 세상을 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고, 이를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 검사는 15일 그 동안 한벗회관을 지원해 온 '검사 정범진을 너무나 좋아하는 모임'(http://cafe.daum.net/Alex)의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하고, 26일 대치동 렉서스 전시장에서 주최하는 불우이웃돕기 행사에 참석한 뒤 출국할 예정이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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