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이 잎을 떨구고 다년생 풀들은 낙엽 아래에서 추위를 견디고 있는 겨울이다. 광릉숲에도 내년 봄을 기다리며 수많은 생명들이 낙엽아래에서 숨쉬고 있다. 광릉요강꽃도 그중 하나. 하지만, 멸종위기에 처한 광릉요강꽃에게는 봄에 꽃을 피우는 것이 위험을 자초하는 일일지도 모른다.광릉요강꽃은 이름대로 '광릉'에 살고 있는 '요강꽃'이다. 모양이 요강 같기도 하고 복주머니 같기도 하다. 또 일부 사람들은 개의 불알과 비슷하다고 해서 개불알꽃이라고도 많이 부른다. 그만큼 꽃이 탐스럽고 특이하게 생겨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겨찾는 야생봄꽃이다.
하지만, 광릉숲에 도로가 만들어지고, 수목원을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이 꽃을 마구잡이로 뽑아가면서 광릉숲 식물들도 급속도로 사라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알고 있던 광릉요강꽃이 다른 곳에도 일부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서식처마저도 알려지면 금새 사람들의 손에 파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마용운 환경운동연합 야생동식물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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