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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장세 기대속 대세상승 관건은 / "외국인 외끌이론 랠리 힘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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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장세 기대속 대세상승 관건은 / "외국인 외끌이론 랠리 힘겹다"

입력
2002.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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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지칠 줄 모르는 매수세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가 5일째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향후 상승폭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지만, 연말연시 유동성 보강과 3년간에 걸친 기술주 하락에 대한 반발로 본격 상승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기관과 개인의 유동성이 여전히 취약한데다 삼성전자 등 핵심 정보기술(IT) 관련주에만 매기가 집중되고 있어 추가 상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소외됐던 은행·통신 등으로 매기가 확산돼야만 대세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유동성 랠리 기대감 확산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큰 편이다. 교보증권은 3일 '유동성 장세는 오는가'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기부양 노력과 함께유럽·일본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현실화하면 유동성 장세가 올 수 있다"면서 "미국의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 9월 이후 개인소비는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제조업 경기도 회복국면에 진입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경기도 부동산투기 억제, 신용카드 규제 정책으로 내수둔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새 대통령 취임 전후가 내수둔화의 종착역일 가능성이 크다"며 "수출 호조는 국내 증시의 상승 랠리를 가속화하는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형 펀드 '실탄 부족' 호소

문제는 수급이다. 외국인 일변도의 매수세만으로 700대 중반의 두터운 매물벽을 뚫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은 지수 상승기를 틈타 차익실현에 열중하고 있고, 연·기금 등 기관은 연말을 앞두고 물량 정리에 나서고 있는 게 현실이다.

투신권에 따르면 상당수 운용사들이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 '실탄 부족'으로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투신사의 펀드매니저는 "600선에서 손절매한 물량을 650선에 사들였다가 700선에서 다시 매도했다"며 "지금 따라가자니 부담스럽고 두고 보자니 수익률 때문에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펀드 수탁액이 계속 줄어드는 것도 고민이다. 혼합형을 포함한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지난 달 2조3,000억원 감소했다. 개인도 10월 10일 이후 2조4,000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대투증권 소병윤 이사는 "증시 분위기는 호전되고 있으나, 연말을 맞아 연·기금이나 개인들이 투자를 조금씩 정리하고 있다"면서 "수탁액이 늘지 않아 추가 매수가 어려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본격 상승은 은행주가 좌우

전문가들은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 가담과 함께 전기·전자 위주의 매기가 은행·통신 등 소외업종으로 확산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외국인은 10월 10일 이후 거래소에서 2조9,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중 2조4,000억원이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기·전자업종에 집중됐다. 다행스럽게도 외국인은 최근 은행, 증권, 철강, 유통 등으로 매수세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아직 방향성이 뚜렷한 것은 아니지만, 외국인은 11월 27일 이후 국민은행, 신한지주, 삼성증권 등 금융주의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동원증권은 가계부실에 대한 정부의 성공적인 규제와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어 은행주와 자동차·철강·화학 등 비(非) IT 수출주로 외국인의 매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외국인의 은행주 외면은 은행 수익성의 부분적인 악화에 대한 반응일 뿐, 안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라며 "외국인이 다시 은행주 매수에 본격 나선다면 국내 증시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대로 가계대출 부실과 소비 경착륙 위험을 떨쳐내지 못할 경우 큰 장이 올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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