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이 이인제(李仁濟) 의원 영입을 계기로 이르면 주중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2일 마포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선후보 지지와 관련, "나 자신은 아직 대상을 못 정했다"면서도 "(이 의원이 입당하고) 당이 정비되면 총의를 물어, 부족하지만 누구를 지지하는 행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JP는 이 후보에 대해 "대선이 보혁구도 초기로 흘러가는데 어떤 사람은 뭐가 두려운지 처음에는 그렇다고 하다가 나중에 취소했다"며 가시를 남겼다.하지만 측근들은 "전체 흐름은 대선이 보혁대결로 가는 이상 이 후보를 밀 수밖에 없다는 쪽"이라고 선을 그었다. JP가 이 의원에 총재권한대행 등으로 당권을 맡기고 한나라당과 대선공조문제를 전담토록 하려는 것이 상징적 변화라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전날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급진·과격 이미지를 격하게 비난하면서 이 후보 지지의사를 내비쳤다.
이와 관련, 자민련은 이 의원과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간 회동 등을 통해 선거연대를 발표하고 이후 JP와 이 후보가 직접 만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한 의원은 "우리는 이 후보가 JP를 만나 협조요청을 먼저 하길 바라는 반면 저쪽은 JP가 지지선언부터 해주길 바래 진전이 없었다"며 "두 사람이 당 대표를 내세워 연대하고 뒤이어 만나면 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제는 합당이나 공동선대위 구성보다는 자민련이 독자적으로 충청권을 중심으로 이 후보를 돕는 방식이다. 자민련은 반대급부로 대선승리이후 일정한 지분을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나눠먹기' 등의 비난을 우려, DJP합의처럼 문서화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의원 빼가기 등 JP고사에 대한 이 후보의 사과 등 명분을 원하고 있어 큰 걸림돌은 아니다.
물론 변수는 있다. JP측은 "충청권 민심 동요로 급한 것은 이 후보측"이라며 "이 후보의 고압적 태도가 여전한데 무작정 도울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 등의 입당으로 버틸 여력이 생긴 만큼 대선중립을 지키되 대선에서 패배한 쪽의 이탈세력을 흡수해 17대 총선을 준비하자는 독자론이다. 다음은 JP의 기자간담회 요지.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는데.
"두 여학생이 훈련중 미군에 의해 세상을 떠난 불행한 일에 대해 대응하는 정부나 일부 국민의 지나친 항의가 걱정된다. 사고는 사고대로 수습하는 것이 옳다. 미국의 대응은 성의가 없었고 정부대응도 잘못이지만 한미관계의 간극이 생기면 안 된다. 대선에서도 이를 이용하려 해선 안된다."
―이인제 의원이 입당하면 은퇴하느냐.
"세상에는 어떤 가능성도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내가 왜 은퇴하나. 후생가외(後生可畏)라고 후생들이 올라오는 것을 격려할 것이다."
―노 후보가 급진세력이라는 이 의원의 말에 공감하나.
"진보주의자를 결정적으로 나쁘다고 보지 않으나 위험성은 여전히 갖고 있고 경계한다. 우리나라에서 횡행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런 대상이 있나 없나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총리 재직시 도청 불안을 느껴봤나.
"내가 총리로 있을 때는 국정원에서 도청 안 했다고 믿는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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