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첫 기념행사를 준비하게 돼 감개무량합니다. 망국의 한을 달래던 선조들이 이국에서 흘린 땀과 눈물에 저절로 숙연해 집니다."1903년 한인 1세대들이 하와이에 도착한지 꼭 100년이 되는 2003년을 맞아 미주 이민 10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중인 한인축제위원회 총대회장 정용봉(鄭龍鳳·미국명 토마스 정·75)씨. 그는 매년 1월1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113년 전통의 '로즈 퍼레이드'에 선보일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 꽃차'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정씨는 "6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퍼레이드 참가권을 따낸 것은 미주 한인들이 미 주류사회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6개월의 제작 기간을 거친 15m 길이의 꽃차는 남대문, 무궁화 등 전통 상징물과 100년전 한인들의 최초 이민선인 게일릭호(號)가 어우러진 조형물로 '자랑스런 과거와 약속된 미래'를 상징한다.
꽃차 제작에만 총 기념사업비의 절반이 넘는 40만달러(약4억8,000만원)가 소요됐다.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는 꽃차 출품 외에도 미주한인 100년사 및 사진화보집 발간, 사이버 족보 제작 등 다양한 행사로 '제2의 아메리칸 드림'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민 100주년 행사 홍보차 2일 모국을 찾은 정씨는 "국내에서도 미주 한인 100년의 역사를 함께 음미한다면 현지 기념사업의 의미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1958년 도미해 UCLA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정씨는 현재 나라은행 이사장, 비트로 텔레콤(Bitro Telecom)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