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일 한나라당이 도청 자료라고 제시한 문건 내용에서 드러난 의문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문건이 조작된 것임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은 또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불법 도청을 기정사실화한데 대해 "마침내 거짓 공작에 가담한 이 후보는 국가 최고 정보를 다루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맹공을 가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한나라당이 폭로한 괴문서와 문자체, 편집 형식 등이 비슷한 문건을 입수하기 위해 추적 중이며 이 문건이 확보되면 조작 주체도 드러날 것"이라고 획기적 반격을 예고했다.이날 선대위 전체회의에서 이해찬(李海瓚) 기획본부장은 "괴문서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을 'DJ'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국정원 등 정부기관이 이런 표현을 썼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괴문서에는 올해 2월 군장성 진급을 위한 통화가 있었다고 돼 있는데 올해 장성 진급은 3월에 있지 않았고 지난해 11월 이미 완료됐다"면서 "또 박지원(朴智元) 특보와 이재신(李載侁) 민정수석이 이수동(李守東)씨 불구속 문제로 통화했다는데 확인결과 박 특보와 이 수석의 방은 붙어 있어 전화로 얘기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본부장은 "괴문서에 등장하는 한나라당 인사들이 대체로 '비(非) 이회창'성향의 사람들인 점에 비추어 조작 주체가 누구인지 짐작이 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정원장을 지낸 천용택(千容宅) 국방·안보위원장은 "외국 대사관이나 상사 등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감청할 때는 반드시 영장을 발부 받는다"면서 "감청 정보는 수직 라인으로만 보고되기 때문에 옆으로 샐 수가 없다"며 '국정원 자료'라는 한나라당 주장의 허구성을 부각시켰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