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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최대승부처 부산 르포 / "盧風 불긴 부는것 같데" "끝에 가면 모르는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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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최대승부처 부산 르포 / "盧風 불긴 부는것 같데" "끝에 가면 모르는 기다"

입력
2002.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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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부산대 앞의 노무현 유세를 보니 바람이 불기는 부는가 싶데. 어어 하며 휩쓸리는 분위기도 있고, 이러다 될라는 갑다는 생각도 나데. 내는 그래도 이회창 찍는다." 1일 저녁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만난 김수용(金洙勇·46)씨는 연신 "큰일 난 거 아이가"라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유세 대결을 벌인 지난 주말 부산에서는 작지만 눈에 띄는 변화 조짐이 있었다. 이 후보의 대세론은 여전히 힘을 얻고 있었지만 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표심이 적지 않게 흔들리는 분위기였다.

부산이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한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다. 부산의 한나라당 관계자는 "충청권이 뜻밖에 흔들리고 있어 부산에서 반드시 노 후보 득표를 30% 아래로 끌어 내려야 이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면서 "노 후보가 부산에서 선전을 계속하면 국민에게 박빙의 승부가 계속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거품빼기가 어려워진다"고 부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20·30대 젊은층의 의사 표현이 활발해 져 지역 여론의 전면에 등장하는 조짐이 보였다. 이들은 대부분 민주당 노무현 후보 지지 의사를 대놓고 밝혔다. 후보단일화 이전에는 아예 투표할 마음이 없었다는 예도 많았다.

2일 서면에서 만난 회사원 박선정(29·여)씨는 "단일화 때 이왕이면 부산 사람인 노 후보가 됐으면 했던 게 우리 마음"이라며 "멋지게 단일화를 이룬 노 후보를 찍기로 했다"고 말했다. 1일 저녁 부산국제영화제 거리에서 '희망 돼지' 저금통을 나눠주던 대학생 이경태(李庚泰)씨는 "반응이 확실히 달라졌다"고 기뻐했고, D대 4학년 심재홍(沈載洪·27)씨는 "노 후보의 정치적 결단과 위기 극복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젊은층에게는 한나라당의 '부패정권 심판론'이나 'DJ 양자론'도 제대로 먹혀 들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런 바람도 기존의 이 후보 지지층을 흔들지는 못하는 듯했다. 이 후보에서 노 후보로 지지 후보를 바꾸었다는 예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또 40대 중반 이상 연령층의 이 후보 지지세는 더욱 공고해 진 것 같았다. 덕천시장에서 만난 신금자(辛錦子·56·여)씨는 "노 후보가 부산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민주당인 데다 아직 대통령 감으로는 좀 불안하다"고 말했다. 정몽준(鄭夢準) 의원을 지지했다는 직장인 정모(32)씨는 "이 후보를 찍을 것"이라며 "부산의 정 의원 지지자는 반창(反昌)보다는 반민주당 성향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한 지역 언론인은 노 후보 지지율 상승은 잠자던 지지층의 기지개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노풍(盧風)이 한창일 때 60% 이상의 노 후보 지지율을 보이던 부산의 30대가 이 후보에게 가지 않고 부동층으로 남았다가 다시 나타났을 뿐 전체 표심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역 여론조사기관인 애드맵코리아 남영현(南榮鉉) 사장은 "단일화를 통해 노 후보가 민주당 후보라는 것이 잠시 탈색됐다"며 "과거의 투표 성향으로 보면 막판에 반DJ 심리가 결집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도 "노 후보가 당선될 수도 있다는 인식이 이대로 퍼져 나가면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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