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뺑소니' 사건에서 피해자를 병원에 후송한 운전자에게 유죄를, 피해자를 방치한 운전자에게는 무죄를 각각 선고한 이색적인 판례가 나왔다.대법원 1부(주심 박재윤·朴在允 대법관)는 최근 길 가던 할머니의 발을 치어 전치 4주의 상처를 입힌 택시운전사 조모(62)씨에 대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비록 피해자를 병원 응급실로 옮겼지만 치료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거나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은 채 떠났기 때문에 뺑소니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재판부(주심 서성·徐晟 대법관)는 다른 차를 들이받아 피해자에게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히고도 바로 현장을 떠난 박모(43·농업)씨에 대해서는 도주혐의 부분을 무죄로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제초제를 마신 아내를 병원으로 옮기는 급박한 상황에 있었던 만큼 사고 현장에서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