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주가조작 사건과 벤처 비리 등으로 투자자의 외면을 받았던 코스닥시장은 최근 9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달 27일 심리적 저항선인 50선을 돌파, 코스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개선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거래소는 10월 저점 대비 22.3% 오른 반면, 코스닥은 16.9% 상승에 그쳐 상대적으로 가격메리트도 돋보인다. 하지만 유동성 보강과 함께 시장의 투명성이 확보돼야만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더욱이 단기 급등으로 과열 국면에 들어선 만큼, 당분간 실적이 좋은 정보기술(IT) 관련주 중심으로 매매 범위를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기관·외국인 순매수 전환
코스닥시장의 상승은 미국 IT기업의 실적 호전과 기관·외국인의 쌍끌이 매수 덕분이다. 인터넷업종의 대표인 야후의 3분기 주당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돈 데 이어 아마존도 경영난에서 벗어났다. 이에 힘입어 나스닥지수는 1,400선을 가볍게 회복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음, NHN 등 인터넷 기업과 휴대폰 부품주 등의 실적 호전으로 IT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 전환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21일 이후 7거래일 동안 677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지난달 28일 올들어 가장 많은 304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거래대금도 한달 만에 1조원대를 다시 회복했다.
■본격 회복에 대해선 논란
향후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10월 이후 거래소에 비해 덜 올랐던 코스닥이 본격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미국 IT 기업의 4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아 지수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SK증권은 최근 증시가 IT 중심의 상승장인 만큼, IT 관련주가 많은 코스닥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투자심리와 수급이 개선되고 있어 지수가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9일 연속 상승으로 단기 과열국면에 진입한 만큼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기관 매수세도 KTF의 편입 비중을 높이기 위한 일시적 현상일 뿐, 본격적인 수급 개선을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실적 좋은 IT에 집중해야
코스닥시장이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연속 상한가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조아제약이 7일, 에이콘이 5일째 상한가를 기록했고, 도원텔레콤과 지엔텍도 4일째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에 대한 투자심리가 호전돼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시장의 주변주인데다 과거에도 급등락을 보인 '전력(前歷)'을 들어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개인이 이들 종목에 관심을 갖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면서 "시장흐름과 연동되는 우량종목 위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실적이 좋은 휴대폰 단말기와 LCD, 컴퓨터 주변기기 등 IT 관련주 중심의 종목별 대응을 제안했다. 또 겨울 수혜주인 전자상거래와 영화 게임 음반 등 엔터테인먼트, 복권 및 전자파 등 성장 재료를 보유한 종목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덧붙였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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