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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마, 132년만에 팡테옹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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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마, 132년만에 팡테옹 이장

입력
2002.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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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몽테크리스토 백작' '여왕 마고' 등을 쓴 프랑스 대중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유해가 30일 사망 132년 만에 파리 팡테옹에 이장됐다. 그리스어로 '신들을 모시는 궁전'이라는 뜻의 팡테옹은 프랑스의 위대한 영웅들이 묻혀 있는 국립 묘지이다.TV로 생중계된 이장식에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의 가장 창조적이면서도 저평가된 작가에게 보답하며 그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려 한다"며 "뒤마의 작품과 함께 한 우리의 어린 시절과 열정, 모험을 팡테옹에 영원히 새긴다"고 연설했다. 뒤마는 볼테르, 루소, 에밀 졸라, 빅토르 위고, 앙드레 말로에 이어 팡테옹에 묻힌 6번째 작가가 됐다.

시라크의 연설 직후 푸른 벨벳으로 감싼 뒤마의 관이 안장됐다. 벨벳에는 삼총사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인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Tous pour un, Un pour tous)'가 새겨졌다. 팡테옹 주위에는 뒤마 작품 속의 인물 분장을 한 시민 수천 명이 뒤마의 책을 손에 들고 나왔다. 고향인 비예 코테레에 묻혀 있던 그의 유해는 26일 발굴돼 센강을 통해 파리로 옮겨졌다.

뒤마의 팡테옹 이장은 대중문학에 대한 인식 변화, 인종차별 반대 등 프랑스의 새로운 사회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다. 250편에 이르는 뒤마의 소설과 희곡들은 프랑스 안팎에서 베스트셀러였지만 학계는 "지나치게 대중적이고 깊이가 없다"며 무시했다. 환타지, 모험, 로맨스로 가득찬 그의 작품이 역사적인 사실 기술 위주였던 19세기 주류 문학풍에서 벗어났다는 것도 저평가의 이유였다. 또 아이티 출신 흑인 노예의 혼혈 후손인 그를 프랑스의 대표 작가로 인정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뒤마 학회와 개혁적인 문학 단체들은 "뒤마만큼 당시 시대 상황과 문화를 잘 묘사한 작가는 없다"고 반발하면서 논쟁은 계속됐다. 결국 올 3월 문화에 관심이 깊은 시라크 대통령이 뒤마의 팡테옹 이장 포고령을 내리면서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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