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3일의 첫 TV토론회에서 힘있고 따뜻한 이미지를 부각, 기존 지지를 더욱 굳히는 동시에 젊은층 등 취약층 지지를 끌어 들일 방침이다.이 후보는 특히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민노당 권영길(權永吉) 대통령후보에 대비되는 다양한 국정운영 경험과 경륜을 강조, 안정감을 부각해 유권자에게 믿음을 심는다는 각오이다. 이 후보는 국회 다수당의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개혁을 실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하는 한편 평소의 다소 딱딱한 이미지를 씻기 위해 과거의 아픈 기억 등을 소개하는 등 감성적 측면에 호소해 서민층과의 공감대도 넓힌다는 생각이다.
이 후보는 햇볕정책 등 현 정권의 '실정'을 노 후보와 연계해 강력히 비판할 것이라고 미디어팀은 전했다. 노 후보에 대한 공세는 주로 북한 핵문제 등을 포함한 대북 관련 말 바꾸기와 한미 관계 등에 대한 급진적 표현에 집중될 전망이다.
한편 방어 측면에서는 상대의 공격에는 수세로 응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반격할 방침이다. 이 후보는 세대교체론과 관련, 자연 연령이 아니라 누가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반박하고, '낡은 정치' 공격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개혁 역량 부재를 지적하며 역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2일 부산에서 귀경한 후 집중적으로 토론회 예행연습에 들어갈 예정이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1일 오후와 2일 유세 일정을 잡지 않고 참모들과 가상연습을 할 정도로 3일 TV 토론에 큰 신경을 쓰고 있다. 노 후보는 이번 토론의 주제가 정치인 만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낡은 정치세력'으로 몰면서 자신의 새 정치 및 세대교체, 정치개혁 주장을 최대한 부각시켜 대립각을 세울 생각이다. 또 현안인 한나라당의 도청 의혹 제기도 '구시대적인 정치공작'으로 규정, 공세적으로 반박하는 한편 정부의 규명 책임도 강조해 자연스럽게 DJ 정부와도 정책적인 차별을 시도한다는 복안이다. 노 후보는 민노당 권영길(權永吉) 후보와는 가급적 대결을 피하기로 했다. 다만 권 후보가 먼저 공격해 올 경우 적절한 수위로 대응, 일부에서 자신에 대해 제기하는 '급진'이미지를 불식시키며 중도개혁 이미지를 심는 호기로 삼을 계획이다.
노 후보는 이를 위해 1일 오후부터 시내 모처에서 김한길 선대위 미디어본부장, 정책자문단 교수, 선대위 미디어팀 관계자들과 토론 쟁점 사항 등을 미리 점검했다. 노 후보는 화법과 제스처 등에 대한 조언도 들었다. 2일에는 서울 의 한 방송 스튜디오를 빌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역할을 맡아 실제 토론과 똑 같은 방식으로 리허설을 가질 예정이다. 노 후보는 지난 달 단일화 TV토론서 '점잖은 기조'를 유지, 이전의 급진적이고 과격한 이미지를 희석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 이번에도 안정적인 톤을 유지할 예정이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이동준기자 d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