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폭운전 때문에 운전을 할 수 없어요." "버스 체계가 복잡해 버스 타기가 겁나요." "택시 잡기가 너무 힘들어요."지난달 30일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열린 제3회 '서울타운미팅'에 참석한 벽안(碧眼)의 주한 외국인들은 낯선 서울 생활의 불편을 봇물처럼 털어놓았다.
서울시와 외국인투자자문회의(FIAC)가 서울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이날 행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90여명의 외국인들이 참석, 교통 주택 외국인 학교 등 3개 분야에 대해 3시간 동안 열띤 난상토론을 벌였다.
가장 불만이 많았던 분야는 교통. 사회를 맡은 도미닉 바튼 서울 외국인투자자문회의 위원장이 "지난해 건의 사항이 시정에 반영됐다"고 자평했지만 일반 외국인들의 요구사항과 불만은 지난해와 다르지 않았다.
한 외국인이 "버스 기사가 영어를 하지 못하는데다 버스마다 정류장 이름이 달라 버스를 타면 길을 잃기 십상"이라고 지적하자 버스 기사의 난폭 운전과 지하철·버스 노선의 영어 정보 미흡 등 대중교통에 대한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또 다른 외국인은 "한강 둔치에 자전거도로를 만들어놓고도 한강 교량에서 한강시민공원으로 통하는 계단을 만들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시 행정을 꼬집었다.
"위성도시에서 출퇴근하는 차량으로 인한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도심에 오피스텔 건설 필요" "시간단위로 바뀌는 신호체계의 융통성 있는 조절" 등의 제안도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들은 이밖에 "외국인학교에 보내는 교육비가 미국의 명문사립학교보다 비싸다" "서울은 집값이 너무 비싸 외국인을 위한 중저가 주택 보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이날 제기된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시 정책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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