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29일 충남·경기 8개 지역을 도는 강행군을 하며 중부권 바람몰이를 계속했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의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합의와 대선 공조체제를 맹비난하며 단풍(單風) 차단에 나섰다.이 후보는 이날 거리유세에서 잇따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부패 정권의 후계자'라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그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밑에서 힘을 얻고 실패한 정책을 함께 한 사람이 이제 아류정권, 양자정권을 만들려 한다"면서 "국민이 고통에 신음할 때 썩은 돈으로 혜택을 누린 자들을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하자"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노 후보의 '새 정치' 주장에 대해서도 "YS와 DJ 사이를 오가다 DJ의 부패 무능 권력 속에 있던 사람이 어떻게 새 정치를 하느냐"며 "국민경선 때 이인제(李仁濟) 의원의 뒤를 캐고 도·감청 혜택을 본 사람은 새 정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분권형 대통령제 합의는 권력 나눠먹기이자 DJP 연합의 답습"이라며 "이번 선거는 부패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과격한 세력이냐, 안정되고 합리적이며 경륜이 있는 세력이냐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예산의 부친 묘소에 참배하고 유세에서도 여러 차례 "사랑하는 고향의 형제 자매 여러분"이라고 외치는 등 충청권 지역 연고를 강조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29일 경북 포항, 울산 등을 찾아 국민통합21의 정몽준(鄭夢準) 대표와의 연대를 강조하며 영남에서의 '단풍(單風)' 몰이에 나섰다. 그는 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전쟁, 경제불안, 노사분규 등의 3대 불안이 생길 것"이라며 전날 이 후보측 공세에 대한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공식선거운동 시작후 영남지역을 두번째로 찾은 노 후보는 포항 죽도시장과 울산 현대백화점 앞 등에서 가진 유세에서 "정몽준 대표는 노동문제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나도 재벌에 대한 이해가 넓어졌다"면서 "우리가 함께 하면 나는 노동자를 설득하고 정 대표는 재벌을 설득해 노사화합을 이뤄낼 것"이라고 후보단일화의 효과를 한껏 키우려 했다. 그는 특히 "사실 정 대표와 단일화를 할까말까 고민하다가 만나봤는데 정말 사람이 좋더라"라며 "TV토론을 할 때 의혹이 있다고 흠집을 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하니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 같은 언급은 완전한 선거공조를 위해 토론회에서의 공격을 사과해야 한다는 국민통합21측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노 후보는 또 "사람들은 내가 불안하다고 하지만 진짜 불안한 것은 이회창 후보"라며 "이 후보는 한번도 노사분규를 막아낸 적이 없고, 대북지원 중단을 얘기하며 남북 관계를 극한 대결로 몰고 가고, 재벌개혁을 반대하고 있어 제2의 IMF가 올지도 모른다"고 비난했다.
/포항=고주희기자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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