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동 해군회관 사거리에서 제흥한의원 방향으로 진입한 골목 초입에 자리한 '바닷가재 가리비'는 '랍스터'라는 원재료에 어울리지 않게 투박하고 서민적인 집이다. 꾸밈없는 정직한 이름을 앞세운 이 집의 자랑거리는 '바닷가재 회'. 양념구이 대신 회를 내놓는다는 것은 재료에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캐나다 동부에서 수입한 '랍스터'를 속초, 고성항에서 가져오는데 가게 내 수족관에 머무르는 시간이 채 하루가 안 된다고 한다. 꼬리 쪽의 연한 살을 발라 그대로 내오는데 오돌오돌하면서 달큰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개운한 입맛이 가실 때쯤 '바닷가재 찜'이 나온다. 무엇을 넣고 얼마동안 찌는지는 '영업비밀'. 바닷가재는 오래 찌면 질기고 덜 찌면 비린데, 이집 맛은 아주 고소하고 쫄깃하다. 삶은 바닷가재를 현란한 이름의 소스 대신 바닷가재 껍데기에 붙은 내장에 찍어 먹는다. 게딱지와는 또다른 오묘한 감칠 맛이다.
'바닷가재'가 끝났으니 이제 '가리비' 차례. 국물이 얼큰하고 개운한 가리비 칼국수가 이미 만족한 미각을 또 유혹한다. 국수가락만 훌훌 건져먹으면 손해다. 솥바닥에 가리비가 쏠쏠하게 깔려 있다. 당연히 "아니 이 비싼걸 왜 남겨"라는 주인 성순덕(53)씨의 핀잔이 쏟아진다.
13년전 포장마차로 출발해 지금은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커졌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포장마차다. 탤런트 전원주를 능가하는 주인 성씨의 호탕한 웃음소리도 훌륭한 디저트. 평일마저 예약을 해야 자리를 잡는다. ㎏당 6만원. 1㎏정도 시키면 두 사람이 가리비회와 찜, 칼국수까지 배부르게 먹는다. 오후 6시 이전에는 간단한 식사로 가리비 칼국수(4,000원)도 판다. (02)849-4096
/양은경기자 key@hk.co.kr
맛 ★★★★ 서비스 ★★★ 분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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