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무늬 타이가 대선주인공들의 공식 드레스 코드로 자리잡았다.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의 후보단일화 발표가 있던 25일 새벽, 두 사람은 사전에 약속이나 한듯 나란히 자주색 계열 사선무늬 넥타이를 매고 나와 시선을 집중시켰다. 노 후보는 자주색에 은색, 정 대표는 자주색에 비둘기색과 은색 사선무늬가 선명하게 새겨진 타이를 선택했다.
같은 날 아침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연보라색에 진한 보라빛 사선무늬가 들어간 톤온톤 스타일의 타이를 선보였고 27일 후보등록일에는 자주색에 밝은 은빛 사선무늬 타이를 맸다. 또 민노당의 권영길 후보도 26일 대선출마 기자회견에서 짙은 청색과 은색의 사선무늬 타이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대선주자들이 즐겨 매는 사선무늬 타이는 패션용어로는 레지멘탈(Regimental) 타이라고 말한다. 같은 줄무늬라도 일정한 두께의 촘촘한 무늬가 아니라 굵고 얇은 불규칙한 사선무늬가 배열된 타이를 뜻한다.
'닥스 액세서리' 차창현 팀장은 "사선무늬 타이는 보수적 패션의 신봉자들인 유럽 은행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이템이며 전통적으로 성실과 신뢰를 상징한다"고 말한다. 경기침체기나 취업면접 시즌에 사선무늬 타이가 인기를 얻는 것은 이 때문. 대선주자들의 사선무늬 넥타이 선호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유권자들에게 믿고 찍을 만한 인물이라는 인상을 주기위해 전략적으로 선택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추세는 제조업체들의 타이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LG패션 홍보실 서영주씨는 "사선무늬 타이의 경우 기타 타이보다 평균 10% 이상 더 팔리며 매출도 지난해 동기 대비 20% 이상 신장했다"면서 "대선후보들의 사선무늬 타이 차림이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자주 노출되다 보니 일반 소비자들의 넥타이 선택에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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