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대구 동화사가 말사(末寺) 주지에 대한 인사고과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최근 교구 종회를 통과한 말사 주지 인사규정에 따르면 동화사는 재산관리 포교활동 종무행정 가람수호 등 8개항을 기준으로 말사 주지의 인사평점을 매겨 갑 을 병 정 무의 5개 등급으로 분류해야 한다. 병 등급 아래면 해임, 병 등급이면 종무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또 아무리 평가 점수가 높아도 같은 절의 주지를 세 번 이상 연임할 수 없도록 했다.
이 절 주지 지성(知性·61) 스님은 "절집 안처럼 경쟁력이 없는 데가 없다. 뒷방에 앉아만 있어도 세월만 보내면 주지 할 수 있을 만큼 인사원칙이 합리적이지 못하니 자리를 놓고 스님들이 싸우는 것"이라며 "공개적이고 투명한 주지 인사로 사찰 행정의 질서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동화사는 이와 함께 교육 문화 사회복지 사업을 위한 분담금 제도를 실시해 1년 예산이 1억원이 넘는 말사에 한해 분담금을 내도록 했다. 분담금을 내지 않을 경우 말사 주지는 어떤 종무직도 맡을 수 없게 된다. 분담금 제도가 시행되면 80여개 말사로부터 연간 10억원 가량의 재원이 쌓여 교구 차원의 포교, 복지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지성 스님은 "기득권 세력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인사행정의 합리화, 사찰 재정의 투명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종단 측은 동화사의 개혁조치가 뿌리내리면 불교계 고질병폐인 정실인사 타파의 직접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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