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나는 우유'로 불리는 굴엔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되어 있다. 칼슘과 철, 비티민과 인 등이 많이 들어 있어 갱년기 여성과 노인에게도 필요하지만 아이들의 성장에 특히 좋은 식품이다. 혀에 착 달라 붙으며 부드럽게 흐르는 맛 때문에 수세기 동안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세계에서 생산되는 굴은 종류만도 80여종에 이르며 이중 가장 큰 것은 길이가 40㎝에 가깝다. 하지만 맛으로 따진다면 작은 것이 더 깊은 맛이 있다. 보통 먹기 좋은 크기로 자라기까지는 바다에서 2∼3년 걸리지만 요즘은 양식 덕분에 재배기간이 8개월 정도로 짧아졌다. 10월에서 3월 사이가 가장 먹기 좋은 때이며 그 조리 방법도 아주 다양하다.
가장 순수한 굴 맛을 느끼는 방법은 즉석에서 따서 레몬즙을 살짝 뿌려 즙 채로 먹는 방법이다. 서양에서는 '오이스터바'라고 해서 여러 종의 굴을 얼음 위에 진열해 두고 주문을 받은 뒤 손님 앞에서 굴의 껍질을 따 즙이 담긴 채로 내 놓는다. 바닷물 그대로를 담고 있는 굴에 따로 간을 할 필요도 없지만 샴페인 한잔을 곁들인다면 최고의 에피타이저가 된다.
굴 껍질을 따본 사람은 알겠지만 껍질이 닫혀있는 굴을 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스키 날처럼 끝이 구부러진 따개가 있긴 하지만 양면이 붙어 있는 꼭지를 찾아 도구를 집어넣고 조심스럽게 흔들어가며 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잘못하면 예리한 굴 껍질에 다치기 쉽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는 횟감용 굴까지 껍질을 열어둔 상태에서 판매된다.
굴을 고를 때에는 몸통부분이 통통하고 윤기가 흐르며 하나하나 모양새가 잡혀 있는 신선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이런 횟감용 굴은 우리 식대로 초고추장을 찍어 먹어도 좋지만 튀김을 하면 정말 맛있다. 밀가루, 달걀, 빵가루에 따로따로 간을 해 튀긴다. 진한 소스를 곁들여 먹는 것 보다 레몬즙을 뿌리거나 그냥 먹으면 굴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전을 지질 때는 굴만을 지져도 좋지만 파나 양파, 시금치등 야채를 섞어 넣어도 부드럽다. 중요한 것은 먹기 직전에 지져내 바로 먹어야 굴즙이 가득 배인 굴전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우리 식단에서는 크기가 작은 굴은 무우를 채썰어 넣고 버무려 신선한 채로 먹거나 굴젓을 담아 먹었다.
서양에서는 차우더라 해서 조개와 야채를 곁들인 수프를 만들기도 한다. 대파의 흰 부분이나 양파를 잘게 썰어 적절히 볶다가 우유, 잘게 썬 감자를 넣어 익힌다. 감자가 완전히 익은 후 조개나 굴을 넣고 한번 끓인 후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국과 죽의 중간 정도로 걸쭉한 챠우더는 야채와 굴이 어울려져 산뜻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서양식 차우더를 응용해 맛있고 영양가 있는 죽을 만들어 보자. 우유, 감자를 익히다가 불린 쌀을 넣고 끓인다. 깨끗한 맛을 위해서는 조개를 끓여 낸 물이나 찬물을 넣어도 굴 맛이 깊어진다. 굴죽을 끓일 때 중요한 점은 장시간 익히지 말라는 것이다. 굴이 딱딱해지면서 맛이 없어진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www.ofood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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