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불안해도 주부들 지갑은 할인점에서만은 닫히지 않는다."소비심리 위축과 내수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신세계가 할인점 이마트의 매출신장을 뒷심 삼아 유통주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카드 빚과 가계대출에 대한 목줄 죄기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홈쇼핑·백화점·소매업체 등 유통업체 주가가 맥을 추지 못하고 있지만 신세계는 할인점 부문 매출 호조로 주가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유통주 한파'로 10월초 14만원대로 추락했던 신세계 주가는 최근 외국인들이 꾸준히 사들이며 점차 제자리를 찾아 28일 이마트의 올해 매출이 5조원을 돌파했다는 호재가 겹쳐 19만원을 넘었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은 소비심리에 덜 민감한 생활 필수품과 저가 판매 중심의 할인점 매출 특성 때문. 경기가 어려워지고 미래 전망이 불투명할수록 소비자들은 꼭 필요한 물건만 사게 되고 백화점보다는 할인점으로 발길을 돌린다. 이 때문에 이마트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53% 늘어나 백화점 부문 매출 감소를 상쇄하고 신세계의 외형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이마트가 5조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은 창사 9년만으로 이렇게 단기간에 매출 5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마트가 처음이다.
신세계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1% 증가한 1조6,65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30.5%와 44.4% 늘었다. 특히 4분기에 이마트 명일점과 연수점 김포공항점 강릉점 등 4개 할인점을 증설하고, 강남 도곡동에 백화점 1개를 신규 오픈할 예정이어서 지속적인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현재도 이마트의 매출은 경쟁업체인 삼성 테스코 홈플러스나 롯데마트, 한국 까르푸등보다 2∼3배이상 앞서있는 상태. 대신경제연구소 임성기 연구원은 "소비자 심리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인점의 3분기 평당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6.2% 상승한 287만원 수준으로 향상됐다"며 "최근 고급화 소비추세에 힘입어 백화점 매출 또한 추가적인 하락 보다는 향후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한 이마트의 중국진출에 대해서도 증권사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성미 연구원은 "중국할인점 합작사업 진출이 단기적으로 수익기여도는 높지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세계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24만8,000원을 제시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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