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모임에 갔다가 주위 엄마들이 나누는 사교육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강남의 일부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 벌써 내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더군요.""학습지 2가지, 예체능과외 2∼3가지는 기본이니까, 굳이 우리 아이는 안 시킨다고 부인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너무 사교육에 시달리면서 정작 배워야 할 것들을 놓치지 않나 고민입니다."
일산에 사는 주부 이모(35)씨, 대구에 사는 김모(32)씨는 인터넷을 통해 사교육에 관한 고민을 나눈다. "사교육의 불가피성은 인정하지만 요즘 주변의 사교육 열기에는 회의가 느껴진다"는 이들이 예상외로 적지 않다.
'마음에 드는 학교'(http://www.urimahak.net)는 3년 전 이런 엄마들이 모여 만든 엄마교육공동체. 현재 11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온라인상으로 정보를 나누고 오프라인으로 한 달에 한 두 번씩 나들이를 간다. 게시판에 오르는 정보는 학원이나 새로 나온 교재 프로그램 등에 관한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인성이나 성격, 생활태도 등 정말 중요하지만 간과된 부분들이다. 학교생활 부적응이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와 같은 어려움을 털어놓으면 회원들이 자신의 체험담, 치료법에 대해 성심껏 답변해준다.
아이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되돌려주기 위한 방안으로 찾아낸 것이 별자리 관찰, 철새구경 등 나들이 교육이다. 주말 가족나들이마저 사교육화한 다른 여행사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그저 엄마 아빠 손 쥐고 편안하게 주말을 보내는 것이 목적이다.
엄마들이 꾸미는 프로그램인 만큼 아이들 입장에서 일정도 짜고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마음에 드는 학교'를 이끌고 있는 홍준희(34)씨는 "사교육도 공교육과 마찬가지로 거부할 수는 없다. 눈을 뜨고 귀를 열어두되 소신을 살린 사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김동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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