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피의자 고문치사사건 이후 검찰이 피의자들의 '배째라'식 태도에 몸살을 앓고 있다. 피의자들이 툭하면 자해를 시도하는가 하면 수사관들에게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서울지검 마약수사부(정선태·鄭善太 부장검사)는 28일 대마초 흡연 및 소지 혐의로 체포된 이모(44)씨를 마약류 관리법 위반 외에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추가해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26일 낮 12시께 서울지검에 잡혀 온 이씨는 무려 4시간동안이나 조서작성을 거부하며 난동을 부렸다. 체포과정에서 입술을 깨문 이씨는 "수사관들에게 얻어맞았다. 나가면 신문 1면에 대서특필되도록 하겠다"며 담당 검사를 협박하는가 하면 조사실 바닥에 수차례 이마를 짓찧기도 했다.
이 때문에 조사를 포기한 채 비디오카메라로 이씨가 자해하는 장면을 녹화하는데 급급하던 검찰은 결국 오후 4시께 119 구급차를 불러 건강상태를 확인한 후 서초경찰서 유치장에 수감했다. 수사 관계자는 "요즘 분위기에선 수사보다 일부 지능적인 피의자들의 '자해공갈'에 대비하는데 신경을 써야하는 실정"이라며 "자해장면을 채증해두기 위해 비디오카메라를 갖춰놓은 채 조사에 나선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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