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랠리냐, 대세 상승이냐.' 국내 증시는 28일 뉴욕발 훈풍에 힘입어 5개월 만에 120일선(709포인트)을 돌파하면서 대세 상승의 기대감을 키웠다. 이날 마감한 미국 증시는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 내구재주문, 소비자신뢰지수 등 각종 경기지표의 호전으로 3%가량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안정과 국내외 경기회복 기대감을 감안할 때 증시가 대세 상승 국면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실질 고객예탁금이 오히려 줄어드는 등 개인투자자들이 추세 반전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어, 단기 랠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이번 상승장 목표는 750∼800선?
현재로선 추가 상승을 점치는 의견이 우세하다. 최근 4일간 소폭의 조정을 거치며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120일선 돌파는 경기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본격 상승의 신호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동양종금증권은 투자심리도 예탁금회전율 등 기술적 지표들이 아직 과열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어 최근의 상승기조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증권은 미국 기술주가 상승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랠리가 750∼8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증권은 중기적인 상승추세의 초입 국면에 들어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수가 6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했고 외국인 매수가 크게 늘고 있으며 대선 전후 장세가 강세를 보였던 과거 경험의 학습효과가 재현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720∼735선에 올해 전체 거래량의 10% 가량이 포진해 있는 등 본격적인 매물대에 진입하게 된 점이 부담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 증시가 28일(현지시간)부터 추수감사절 휴가에 들어가 외국인의 매수세가 소강상태를 보일 가능성도 높다. 교보증권은 국내외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에도 불구, 본격적인 매물대에 진입한 데다 수급여건이 좋지 않아 조정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LG투자증권도 계절적 특수성으로 인한 단기 랠리일 뿐, 중기적인 추세 반전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수출 비중 높은 IT 주목
전문가들은 추세 전환이 확인될 때까지 추격매수는 자제하되, 내년 상반기를 겨냥한다면 조정을 받을 때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 대표주와 IT주를 선별 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정부의 부동산 투기와 가계대출 억제책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민간소비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반면 내년 수출은 핸드폰,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올해보다 8.0% 증가한 1,75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는 "IT주와 수출주 중심으로 긍정적인 접근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삼성투신운용 김영준 주식운용팀장은 "내수주보다는 경기회복 기대감을 반영하는 IT 관련주와 소재주, 거래가 활발한 업종대표주가 유망하다"고 밝혔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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