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과학자들이 사람의 줄기세포를 쥐의 배아에 이식하는 실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간 세포를 지닌 쥐가 탄생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윤리적인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28일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3일 뉴욕과학원과 록펠러대학 후원으로 뉴욕과학원에서 열린 줄기세포 연구회의에서 과학자들이 이 같은 '인간-쥐 실험'을 제안했다. 회의에 참석한 미국과 캐나다의 줄기세포 전문가 9명 중 대부분은 이 실험이 줄기세포 연구에 있어 획기적인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논란을 의식한 듯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중요한 부분에서는 몇몇 참관자들마저 배제되는 등 보안이 유지됐다.
회의를 이끈 록펠러대학의 알리 브리반루 교수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줄기세포 연구의 몇 가지 기준을 마련하자는 것이 회의의 목적이었다"며 "인간 줄기세포를 쥐의 초기 배아에 주입하는 실험도 논의가 됐다"고 말했다.
줄기세포는 근육, 뼈, 뇌 등 신체의 어떤 기관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만능세포로 과학자들은 수정 직후의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각종 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인간-쥐 계획은 사람의 줄기세포 분화를 깊이 있게 연구하기 위해서는 동물 배아에 이를 이식해 보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논리에서 출발했다. 인간을 실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식된 줄기세포가 성공적으로 분화한다면 인간의 뇌 세포를 지닌 쥐, 나아가 인간의 정자나 난자까지 생산할 수 있는 쥐도 탄생할 수 있다.
스탠포드대학의 어빙 와이스먼 교수는 "지극히 중요한 실험이 될 것"이라면서도 "신중히 진행하지 않는다면 생각하기도 끔찍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극단적으로는 인간의 정자와 난자를 만드는 쥐들이 만나 짝을 지어 쥐가 사람을 임신하는 초유의 사태도 상상할 수 있다. 반면 실험에 찬성하는 과학자들은 "기술적인 조작을 통해 쥐가 인간의 두뇌나 생식조직은 갖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며 "또 인간-쥐 실험은 충분한 과학적 검증과 공개적인 토론을 거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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