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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하와이/ 그랜드슬램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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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하와이/ 그랜드슬램 대회

입력
2002.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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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 파머가 스타였다면 잭 니클로스는 슈퍼스타이다. 타이거 우즈는 그 이상이다." 한 시대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주름잡았던 게리 플레이어는 1996년 PGA투어에 혜성처럼 등장한 타이거 우즈(27·미국)를 이렇게 평가했다."그에게는 불가사의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톰 왓슨의 말처럼 우즈는 28일(한국시간) 하와이주 포이푸GC(파 72)에서 끝난 PGA 그랜드슬램대회(총상금 100만달러)에서 스스로 놀랄 정도의 신기를 선보였다. 올 메이저대회 우승자와 상위랭커 4명만 출전, 36홀 스트로크플레이로 승자를 가린 이번 대회 2라운드서 우즈는 버디 11개를 잡아내며 61타를 기록, 합계 17언더파 127타로 5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40만달러.

61타는 2000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NEC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와 EMC월드컵 1라운드에서 우즈가 수립했던 자신의 18홀 최소타 타이기록이자 코스레코드이다. 우즈는 또 지난해 자신이 세웠던 대회 36홀 최소타기록(12언더파 132타)을 5타나 줄였다. 공동 2위 저스틴 레너드, 데이비스 러브3세(이상 미국·3언더파 141타)를 14타차로 따돌린 우즈는 82년 빌 로저스의 5타차 우승기록을 훨씬 뛰어넘으며 역대 대회 최다타수차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2라운드에서 나 자신도 믿기지 않는 샷을 여러 차례 날렸다. 실수가 거의 없었다"는 말처럼 우즈는 완벽했다. PGA투어 최고의 장타자 존 댈리(미국) 뺨치는 비거리에 아이언샷, 퍼팅은 경쟁자들의 넋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러브3세는 "내 생애 최고의 라운드를 우즈 옆에서 지켜봤다"고 토로했을 정도였다.

압권은 1라운드에서 이글을 잡아냈던 2번홀(파5·524야드). 1번홀(파4·428야드)에서 버디를 잡은 우즈는 이 홀에서 9번아이언으로 친 세컨드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졌으나 샌드웨지로 핀 30㎝에 붙여 버디를 낚았다. 우즈는 5번홀(파4·355야드)에서 드라이버샷을 그린에지까지 날리는 무서운 괴력을 선보이며 줄버디행진을 시작했다. 6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우즈는 7번홀(파3·152야드)에서 8번아이언으로 친 티샷을 워터해저드로 둘러싸인 그린 위에 떨어뜨려 홀 1.8m에 붙인 후 버디를 보탰다. 8번홀에서도 버디를 기록, 4연속 버디를 잡는 등 전반 9홀에서만 6타를 줄여 2위 레너드를 8타나 앞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었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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