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내부순환도로로 불리는 강남순환고속도로가 지하로 건설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27일 "당초 고가(高架)로 계획했던 강남순환고속도로 남북구간(제2성산대교―독산동·11.9㎞)을 안양천을 따라 전면 지하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관악(4.5㎞) 신림(3.0㎞) 서초(2.6㎞) 터널 등이 건설되는 나머지 동서구간도 대부분 지하화할 예정이어서 이 도로는 총연장 34.8㎞중 25㎞가 땅속으로 뚫리는 지하고속도로로 만들어지게 됐다.시에 따르면 이 도로는 크게 남북구간과 동서구간(독산동―수서)으로 나뉘는데 남북구간은 서부간선도로가 연결된 안양천변 뚝 위에 고가로 건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997년 계획 발표이후 고가건설에 대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사업착수가 계속 미뤄지자 시는 이번에 전격적으로 '지하화' 결단을 내리게 된 것. 지하화 배경에는 이명박(李明博) 시장의 '고가 반대론'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계천 복원사업을 추진중인 이 시장은 그동안 "고가건설은 60·70년대에나 어울리는 구시대 개발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의 방침 변화로 최대 걸림돌이었던 주민들의 집단민원이 해소돼 앞으로 사업추진이 급진전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내년 상반기중 이 구간에 대한 사업자 선정 및 실시 설계에 들어가 2008년까지 전구간을 완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의 지하화 방침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초 이 구간은 목동 신정 구일 가산 등 4곳에 램프 및 IC를 만들 예정이었는데 지하화할 경우 불가능해져 주민들이 도로건설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가 현재 검토중인 지하화방식은 지하철공사처럼 땅 위에서 도로를 파 지하차도를 만드는 개착(開鑿)식과 땅속 40∼50m에 터널을 뚫는 터널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개착식의 경우 기존 서부간선도로를 굴착해 지하에 고속화도로를 건설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이 경우 교통로 확보를 위해 안양천 둔치에 2개 차로 정도의 임시 도로를 만드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터널식은 현재의 교통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둔치나 안양천 물 밑으로도 차도건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관계자는 "기술의 발달로 건설 비용엔 큰 차이가 없다"며 "강남순환고속도로 전구간에 책정된 2조600억원 사업비 안에서 지하화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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