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수사과는 27일 보험사 직원으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고 개인 병력(病歷) 기록을 빼내 보험사에 넘겨준 국민건강보험공단 군산지사 대리 박모(40)씨를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경찰은 또 자료를 건네받은 K보험사 심사과장 김모(41)씨를 배임증재 혐의로 구속하고, 이를 지시한 K사 이사 방모(4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공단에서 개인전산자료를 다루는 박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755명의 개인병력 자료를 전산망을 통해 빼내 총 36회에 걸쳐 팩스 등으로 김씨에게 넘겨준 혐의다. 김씨는 그 대가로 박씨에게 90여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보험가입자의 보험가입 당시 기재하지 않은 개인병력기록이 추후에 확인되면 청구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점을 이용, 지난해 8월 박씨에게 "K사 보험가입자들의 병력사항을 알려주면 5,000만원을 주겠다"고 제의, 기록을 건네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K사는 이 자료를 이용해 과거병력을 숨긴 보험금 신청자 46명을 적발, 보험금 18억7,000만원 가량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K보험사는 "회사 차원에서 그런 제안을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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