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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건호선생 1주기 앞두고 전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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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건호선생 1주기 앞두고 전집 출간

입력
2002.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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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청암(靑巖) 송건호(宋建鎬·사진) 선생의 1주기를 앞두고 '송건호 전집'(전20권 한길사 발행)이 나온다.고인은 암울했던 독재시절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실천적 지식인이자, 근·현대사 연구의 개척자이기도 하다. 전집은 통일 분야(1,2권) 한국현대사와 현실정치 분야(3∼7권) 언론 분야(8∼10권) 저술과 지식인론·인물론(11∼15권) 칼럼모음집(16,17권) 에세이집(18,19권) 동양고사집(20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집 간행은 청암언론문화재단(이사장 강만길)이 한국언론재단과 한길사의 후원을 받아 진행했다. 강만길 이사장,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 김언호 한길사 대표, 백낙청 서울대 교수, 한승헌 전 감사원장, 언론인 성유보씨 등이 간행위원으로 참여했다.

고인은 서중석 성균관대 역사학과 교수와의 대담(1992년)에서 굴곡진 현대사를 연구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말했다. "어느 출판사에서 학생운동사를 써달라고 해요. 그런데 해방 후의 자료는 없어요. 이상하다 생각하고 알아봤더니 근·현대역사는 사학자들이 연구하기를 기피한다고 하더군요. 다시 알아보니 이승만이 친일파를 감싼 것과 관련이 있더군요."

그렇게 해서 나온 '해방전후사의 인식'(공저)을 비롯해 '한국민족주의의 탐구' '한국현대사론' '해방 40년의 재인식' '한국지식인론' '민족지성의 탐구' 등은 1970, 80년대 대학생과 지식인들에게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기자시절에는 친구가 와도 찻값이 없어 다방에도 못 갈 정도로 청렴했으며 해직 후에는 중앙정보부의 공작으로 대학 시간강사 자리마저 얻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10여 차례나 정권의 '자리' 제의를 모두 거절했던 옹골찬 지식인이었다.

53년 대한통신사 기자로 출발해 한국일보 외신부 차장, 논설위원 등을 거쳐 경향신문,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역임한 고인은 75년 동아일보 광고사태 및 기자해임에 항의해 편집국장직을 사임한 뒤 월간 '말'지 발행인, 한겨레신문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한 고문후유증으로 8년간 투병생활을 하던 그는 지난해 12월21일 타계했다.

청암언론문화재단은 다음달 6일 전집을 출간하며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제1회 송건호언론상 시상식과 함께 전집출간 기념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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