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청소년 강도의 총격에 아버지를 잃은 이민 1.5세 남매가 미국 변호사 시험에 나란히 합격했다. 로스앤젤레스 남부 세리토스시에 거주하는 홍원선(29· 미국명 윌리엄·왼쪽) 장미(26·제니퍼·오른쪽) 남매는 지난 주말 캘리포니아 변호사시험에 최종 합격했다.1986년 3월 이들 남매의 아버지 홍이기(당시 38세)씨는 부활절 저녁 가족외식을 위해 자신의 주류전문매장 문을 닫던중 갑자기 들이닥친 흑인 불량 소년들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당시 남매는 13세와 10세였다. 미국 땅을 밟은 지 4년만에 아버지가 쓰러지는 현장을 목격한 이들은 어머니 김은경(54·세리토스 유치원 운영·가운데)씨의 헌신적인 뒷바라지 속에 세리토스고교 재학 시절 나란히 대통령상을 받는 등 모범생으로 성장했다.
동생 장미는 고교재학 시절부터 법률가를 꿈 꿔 UC어바인 대학에 진학했고, 오빠 원선씨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사우스웨스트대 로스쿨로 진학, 이번에 나란히 변호사 시험에 도전했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에 지원서를 낸 원선씨는 민사소송 전문변호사를 희망하고 있고, 케니스 슈라이버 법률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장미씨는 검사가 돼 "실수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새 사람이 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씨는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아버지를 잃어 정신적 충격이 컸을 텐데 주위의 도움으로 아이들이 잘 자랐다"며 "아들과 딸이 어려운 이들을 돕는 변호사, 검사기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LA 미주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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