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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책 대결로 페어 플레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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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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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 자체가 우여곡절이던 16대 대선이 오늘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22일간의 공식 레이스에 들어간다.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로 대선구도의 유동성은 제거됐으나, 31년만의 양강 구도가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회창·노무현 후보측은 일단 '부패정권 연장저지'와 '낡은 정치 청산'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우리는 두 슬로건 모두가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상대방이 집권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알리는 네거티브(부정)쪽에 가 있음을 주목한다.이제까지의 대선국면이 단일화 진통과 서로가 물고 물리는 다자구도 속에서 네거티브 캠페인에 치중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책과 이념 대결보다는 상대방 흠집내기와 누구를 공격하는 게 자신에게 유리한지를 최우선시 하는 이해타산적 경향 때문에 혼란상을 면치 못해 왔다. 그러나 양강 구도로 압축된 이상, 두 후보 진영은 진정한 정책대결을 펼쳐야 한다. 그래야만 이번 대선이 정치발전에 그나마 기여할 수 있고,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다소나마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노 후보는 정치개혁과 남북문제를 비롯, 경제·노사·교육문제 등 주요 부분에서 분명한 노선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을 보는 시각도 그렇고, 사회 발전을 어떤 방식으로 이끌어가야 하느냐에 대해서도 첨예한 입장차이가 드러난다. 이 같은 이슈들은 하나하나가 국민 생활에 직결된 문제들로 쟁점화 여부에 따라 선거판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들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두 후보는 뚜렷한 이념적 편차와 정책상의 상이점 때문에 오히려 정책대결을 하기에 좋은 상대라 할 수 있다. 두 후보는 진정한 정책대결을 펼치는 길만이 바닥으로 떨어진 정치권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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