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화백의 '코주부선생 1집'과 김종래 화백의 '엄마찾아 삼만리' 등 1950∼70년대 히트만화가 다 모였어요. 최근 만화를 포함해 국내 만화 발달사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답니다."경기 용인시 원삼면 죽능리 둥지골에 자리잡은 둥지만화박물관. 60년대 명랑만화가로 활동한 하고명(河高明·63·사진) 화백이 관장으로 있는 둥지만화박물관은 16일 문을 열고 3층 건물 중 1, 2층 230평을 할애해 무료로 입장객을 받고 있다.
박물관에는 국내최초의 만화잡지 '만화춘추'를 포함, 안의섭 화백의 '두꺼비', 김성환 화백의 '고바우영감', 손의성 화백의 '혁 형사' 등 50년대 만화를 비롯, 한 세대를 풍미한 인기만화 희귀본 200여권이 전시돼 있다. 또 미국과 일본만화 2,000여권과 최근 국내만화에 이르기까지 하 화백이 소장한 5만권 이상의 만화가 차례로 진열을 기다리고 있다.
하 화백은 중학교 때인 50년대초 부산 초량동에서 만화방 출입문에 붙이는 대형 만화표지 그림을 그리며 만화에 취미를 붙였다. 64년 하 화백은 고 박기당 화백의 문하에서 그림을 배워 '배짱좋은 소년'과 '갈비전' '일류 멋쟁이' 등 명랑만화 작가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만화책과 원고 모으기에도 관심이 커 한 권에 200만원을 호가하는 김용환 화백의 코주부선생 1집 등 희귀 만화를 포함해 지금껏 수만권의 만화 및 원고를 수집했다. "특히 돌아가신 스승 박 화백의 '천리안' '월광주'와 같은 작품의 원고 11권을 비롯해 돌아가신 작가들의 육필원고만 1,000권 넘게 모아놓았어요."
2년 전 이 곳에 정착해 박물관 개관을 준비해 온 허 화백을 권영섭 전 만화가협회장, 안준규 동아만화예술학교장이 도왔고 허남길, 이정민, 김종천, 하현종씨 등 후배 만화가들이 최근 이 곳 둥지골 예인촌에 자리 잡아 만화촌의 꿈이 한층 가까이 다가왔다. 박물관 바로 옆에는 만화지망생들과 박물관에 견학 온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수 있는 4층짜리 건물도 마련돼 있다. 허 화백은 "조만간 5만여권의 만화책을 연대별, 작가별로 정리해 만화사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게 할 것"이라며 "과거와 미래의 어린이들이 함께 꿈을 나눌 수 있는 만화촌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031)339―6373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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