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를 찾아가는 여행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겨울이 깊어지고 산천이 옷을 벗으면서 눈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여행 테마를 찾기 힘든 탓이다. 또 '여행의 절반은 입이 한다'는 말처럼 사시사철 먹는 즐거움을 빼놓고는 여행을 말하기 힘들다. 각 지역의 내로라 하는 음식을, 가장 잘 하는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입으로 찾아가는 맛있는 여행을 알아본다.(주)다음레저(02-725-2005)는 다양한 테마의 상품을 준비했다. 가장 매력적인 것은 '남도의 소리와 맛기행'. 2박3일 남도에 머물면서 구성진 가락과 특유의 깊은 맛에 취하는 여행이다. 첫날은 전남 영광군을 거쳐 전남 목포시에 이른다. 당연히 점심에는 영광굴비, 저녁에는 세발낙지가 상에 오른다.
이틀째 되는 날에는 해남군의 녹우당과 대흥사를 여행하고 남해의 조개로 점심을 먹는다. 바지락회, 키조개구이 등이 메뉴이다.
보성차밭과 송광사 등을 둘러본 뒤 저녁이 기대된다. 남도의 소리꾼이 가락을 들려주는 가운데 남도 한정식이 상에 차려진다.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음식으로 타지인들을 놀라게 하는 음식이다. 배가 불러도 끊임없이 나온다. 마지막 날은 지리산 노고단을 트레킹한 후 지리산 멧돼지 맛을 본다. 29일부터 2003년 1월24일까지 격주 금요일 출발한다. 28만 5,000원.
'동해바다 자연산 맛기행'도 유혹적이다. 1박2일 일정으로 강원 강릉시에서 경북 울진까지 동해안의 절반을 훑어 내려오면서 맛있는 것을 먹는 여행이다. 첫날 강릉에서 점심을 먹는다. 동해의 맑은 물에서 잡아올린 싱싱한 생선 모듬회가 준비돼 있다. 정동진, 삼척 해신당 등 겨울 바닷가 명소를 구경하고 울진에 이른다. 대게 요리로 포식한다. 숙박은 덕구온천관광호텔. 언 몸을 온천물에 녹인다.
이튿날은 성류굴과 불영계곡 등 울진의 명소를 여행하고 백두대간을 넘어 봉화에 이른다. 봉화 특산인 송이돌솥밥이 점심 식사이다. 아름다운 절 영주 부석사를 구경하고 상경한다. 12월7일부터 매주 토요일 출발. 14만 5,000원.
'마산 스태미나 맛기행'은 진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하다. 1박2일 상품. 마산으로 가는 길에 칠곡에 들러 점심으로 칠곡 추어탕을 먹는다. 남원 추어탕 못지 않게 맛이 풍성하다. 추어탕을 먹으면서 이마에 흐른 땀을 철새 도래지인 주남저수지의 바람으로 식힌다.
저녁식사는 마산의 대표 요리인 아구요리이다. 마산의 아구요리는 다른 지역과 달리 아구를 말려서 하는 것이 특징. 오도독 오도독 아구를 씹는 맛이 일품이다. 이튿날 아침은 복어탕으로 해결한다. 팔용산 탑골공원 등 마산의 명소를 여행하고 진동장어요리로 점심 식사를 한다. 12월 7일부터 매주 토요일 출발. 13만 5,000원.
(주)여행그룹 사람과사람들(02-548-9996)은 '명품 맛집 기차여행' 시리즈를 내놓았다. 철도청이 전국 16개 노선의 맛집 100곳을 선정, 맛집 트랙화를 시도하는 작업과 보조를 같이 하는 상품이다. 시리즈 첫 상품은 '섬진강.' 1박2일 일정으로 남원의 추어탕, 순천의 매실한우, 장흥의 바지락회를 연계했다. 남원 추어탕은 설명이 필요없는 남도의 대표 음식. 된장을 듬뿍 넣고 들깨를 갈아 부은 물에 미꾸라지와 표고버섯을 넣고 끓인다.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남원에서도 가장 유명한 추어탕집 '새집'에서 맛을 본다.
섬진강을 따라 매화마을을 돌아보고 저녁에는 매우(梅牛)를 시식한다. 매우는 말 그대로 매실을 먹여 키운 소. 육질이 연하고 맛이 좋다. 매실 장아찌와 곁들여 먹는다. 이튿날에는 장흥 수문포의 '바다 하우스'에서 점심을 먹는다. 남해 청정지역에서 나오는 바지락으로 만든 회무침과 바지락탕이 차려진다. 감칠맛이 난다. 26일부터 매주 화요일 떠난다. 12만 9,800원.
(주)승우여행사는 서해안에서 각종 회를 원 없이 먹을 수 있는 '변산 맛기행'을 내놓았다. 당일 여행 상품이다. 변산은 이제 너무나 잘 알려진 여행지. 특히 서해안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수도권에서도 많은 사람이 찾는다. 계화도, 채석강, 내소사, 곰소항 등 볼거리가 많다. 변산의 볼거리를 골고루 구경한 후 횟집에서 식사를 한다. 여행사측이 발굴(?)한 횟집은 자연산 생선만을 취급하는데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고. 1인당 1만원 미만으로 회를 포식할 수 있다. 12월3일 출발. 2만8,000원. (02)720-8311.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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