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금강산 지역을 관광 특구로 선포함에 따라 앞으로 금강산은 다국적 관광객을 겨냥한 국제적인 관광단지로 개발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특구 선포 이후 개발이 본격화하면 금강산 관광은 강원도 통천 지역으로까지의 관광코스 확대와 다양한 위락 시설 설치로 양질적으로 크게 변모할 전망이다현대아산 김윤규(金潤圭) 사장은 25일 "북한이 금강산 지구를 국제 관광특별지구로 지정함에 따라 관광 편의시설에 대한 제3자의 투자유치나, 다양하고 자유로운 관광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게 됐다"며 "이제 금강산 지구가 세계 어느 관광지보다 경쟁력 있는 관광 및 경제활동 지대로 발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어 "2005년까지 5억6,700만 달러를 투자해 국제적인 종합관광단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이번에 관광지구 개발업자의 지위를 법적으로 보장받은 데다, 2002년부터 50년간의 토지이용권도 부여받았기 때문에 독자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해졌다. 또 특구내에서 시간제한을 받지 않는 자율관광이 가능해져 금강산 관광객들은 '관광다운 관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특구 지정의 가장 큰 효과는 국내외 자본의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해짐에 따라 투자가 본격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아산은 우선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거 유치해 2005년까지 3단계에 걸쳐 금강산 일대를 제주도나 설악권 같은 종합 관광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종합관광단지에는 골프장과 스키장, 카지노, 요트장, 가족호텔, 스포츠시설, 해양관광시설, 테마파크, 영화촬영소, 케이블카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시기별로 보면 온정리·고성만·해금강·삼일포 지역은 연내에, 통천·시중호·내금강 지역은 내년까지 개발된다.
현대아산은 특구 지정에 대비해 이미 오래 전부터 투자유치 활동을 벌여왔는데, 국내외 상당수 업체들이 금강산에 투자할 의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산에 따르면 현재 금강고려화학이 골프장, 한화리조트가 콘도, 레포츠 전문업체인 레드스포츠와 챌린지코리아가 눈썰매장 및 패러글라이딩 등에 투자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밖에 성인오락장 등 상당수 업체들도 금강산 개발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한 중국 선박운영회사는 한꺼번에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2만8,000톤 규모의 숙박전용 선박을 금강산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대아산이 자체적으로는 막대한 투자능력이 없는 데다 정권 교체 등으로 금강산 특구개발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될 수 있을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또 최근 비무장지대(DMZ) 지뢰제거 작업이 북한군과 한국 국방부, 유엔사령부간 상호검증 논란으로 지지부진함에 따라 올해 안에 실현될 것으로 예상됐던 금강산 육로 관광은 당분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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