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마지막 황금어장 역사(驛舍)를 잡아라' 백화점, 할인점 등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이 도심 역사(驛舍) 잡기에 사활을 건 경쟁을 펼치고 있다.신세계와 롯데백화점이 2006년 개점 예정인 의정부역사 개발·운영권을 따기 위해 올해 내내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게 대표적인 예. 사업 주관자인 철도청은 양 사의 격돌을 의식, 심사결정 최종 발표를 3개월이나 늦춰야 했을 정도다. 결국 복합시설개발 계획을 낸 신세계에게 지난 10월 운영권이 돌아갔으나 양대 유통사가 이처럼 불꽃튀는 접전을 벌인 것은 전에 없던 일이다.
이처럼 유통업계에서 민자 역사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국내 단일 점포 4위권의 매출을 올리는 영등포역사점에 이어 내년 2월 대구역사점을 오픈한다. 롯데는 최근 한화유통이 운영해 왔던 청량리역사를 인수하기 위해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는 이마트 부천역사점이 하루 평균 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기대이상의 실적을 올리자 민자역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는 2004년 4,000평 규모의 왕십리역사에 이어 2006년 의정부와 죽전역사에 이마트를 잇달아 개설할 계획이다.
역사 개발을 위해 한화역사라는 별도 계열사를 갖고 있는 갤러리아백화점(한화유통)도 2004년 경부고속철도 출발지인 서울역 신청사에 최고급형 갤러리아 백화점을 세울 계획이다. 현재 운영중인 서울역사는 할인 마트 형식으로 계속 운영할 계획.
지난해 2월 인천 국제 공항점을 개설해 재미를 보고 있는 애경백화점도 경기도 최대 상권으로 꼽히는 수원역사점을 내년 2월 오픈하기 위해 마무리 점검 중에 있다.
대형 백화점과 할인점들이 민자 역사에 달려드는 것은 대도시에는 더이상 상업성이 보장되는 매장이 들어설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역사는 도심에 위치해 교통 여건과 지역 중심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데다, 철도청이 사업주체여서 낮은 비용으로 황금 거점을 차지할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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