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날라리'로 살아온 수제트(골디 혼). 록 가수 짐 모리슨과의 하룻밤을 인생의 훈장처럼 여기는 클럽 바텐더인 그녀는 직장에서 쫓겨나자 망연자실한다.옛날 사진을 보고 문득 옛날 친구 라비니아(수전 서랜든)를 떠올린 그녀는 여행길에 오른다. 기름값이 없었던 그녀는 기름값을 벌기 위해 더러운 버스에서 뛰쳐 나온 작가 해리(제프리 러쉬)를 태운다. "누군가 죽일 사람이 있다"는 해리를 피닉스에 내려주고 라비니아 앞에 나타났지만 라비니아는 심드렁하게 말한다. "대체 내게 뭘 원하지"
'와일드 클럽(The Banger Sisters)'은 두 중견 여배우 골디 혼(57)과 수전 서랜든(56)이 주연한 50대 여성의 버디(짝) 무비. 원제 '뱅거 시스터스(난잡한 자매)'는 록 가수들을 쫓아다니며 하룻밤을 지냈던 이들의 별명. 영화는 당연히 부잣집 마님이 되어 살고 있는 라비니아의 위선을 깨부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한다. 늘 베이지색 정장 차림에 완벽한 어머니를 자부해왔던 라비니아가 가죽 바지를 입고 머리를 펑크 스타일로 자르자 가족들은 놀라기 시작한다.
가업 대신 작가가 되겠다는 말에 "뭘 하든 넌 실패할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은 아버지를 평생 원망하다, 아버지 무덤가에서 자살하기 위해 찾아온 해리의 신경증적인 태도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잭 니컬슨을 연상시키지만 왜 그녀들의 이야기에 그가 끼어들었는지 설득력이 떨어진다.
훌륭한 두 여배우의 스타일을 대비시키는 데 만족한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력을 시나리오나 연출력으로 뒷받침하지 못한 채, 그저 '아줌마들'을 위한 시간 때움 영화로 전락됐다. 중년판 '델마와 루이스'가 될 수도 있는 캐스팅이었는데도 말이다. 감독 밥 돌먼의 데뷔작. 29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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