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후보로 확정된 노무현에게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가 첩첩의 난제를 극복하고 궁극적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는 유권자들이 최종 판단할 사안이지만, 단일화의 성공적 완성은 전적으로 그의 책임이다. 노 후보는 단일후보의 첫 일정으로 정몽준 의원과 회동을 갖고 공조문제를 협의했다. 정 의원은 우리정치에서 보기 드문 '깨끗한 승복'의 태도로 노 후보를 축하했다. 하지만 진정한 공조의 성사여부는 노 후보에게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그는 국민경선으로 지지율이 60%대로 치솟는 '노풍'의 열기 속에서도 정제되지 않은 언동과 정치적 미숙으로, 경선을 스스로 부인하는 후보단일화에 나서야 했던 전력이 있다.노 후보는 이제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의 단일후보다. 이에 걸맞게 양당 사이에 이견이 있는 정치·남북문제와 경제·교육·노사 등의 주요 정책분야에서 조율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상이한 해법과 미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등의 중요사안에 대해서도 정 의원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 단일후보 결정이 오류가 있을 수 있는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됐다는 사실이 아직도 논란의 소지가 많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단일화에도 불구, 민주당 일각에 엄존하는 반노(反盧) 정서와 대(對)이회창 경쟁력에 대한 상대적 회의감 등도 극복해야 할 장애물들이다. 민주당은 이미 탈당한 의원들에게 포괄적 복당을 허용키로 했지만, 노 후보의 포용력이 관건이다. 그는 국민경선 후보로 선출된 뒤 친화력 부족과 리더십 결핍으로 의원들에게서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었다.
노 후보는 등록(27일) 다음날인 28일 정 의원과 다시 만나 정 의원의 선대위원장 수락여부 등 구체적 공조방안을 재론키로 했다. 노 후보가 단일후보의 마무리 작업을 잘했는지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데는 그다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 그는 지난 4월의 국민경선 승리에 이어 또다시 시험대에 서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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