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록 밴드와 트로트. 가장 이질적인 두 가지가 만났다. 젊은 록 밴드 10팀이 모여 1930년대에서 70년대에 이르는 흘러간 노래들을 리메이크 한 '뉴 어택 2002'를 발매했다.참여 가수는 루시드 폴, 스웨터(사진), 불독 맨션, 뷰렛, 델리 스파이스, 3호선 버터플라이, 디스코 트럭, 스키조, J 브라더스, 오 브라더스 등. 저마다 뚜렷하고 독특한 색깔로 클럽가에서 인정 받고 있는 밴드들이다. 하지만 뷰렛, 다스코 트럭, 스키조, J 브라더스는 아직 정규음반도 내지 못한 신인이다.
이들이 각각 부른 10곡은 '목포의 눈물'(이난영) '봄날은 간다'(백설희) '나성에가면'(세샘 트리오) '봄'(신중현) '작은 연못'(김민기) '찔레꽃'(백난아) '마음 약해서'(임종님과 들고양이들) '굳세어라 금순아'(현인) '아빠의 청춘'(오기택) '나는 열 일곱살이예요' (신카나리아). 트로트가 절반이 넘는다. "당시 시대를 상징하는 곡을 고르다 보니 역시 우리 민족의 정서를 잘 대변한다는 트로트가 많아졌다"는 게 밴드들과 함께 선곡한 음반기획자 이선일 도브 미디어 대표의 설명이다.
이질적인 만남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둘 사이의 화학반응. 10팀 모두 자기 만의 방식으로 원곡을 해석했다. 영화 '버스 정류장'으로 알려진 루시드 폴은 '목포의 눈물'을 원곡을 짐작할 수 없을 만큼 몽환적인 분위기로, 홍대 앞 클럽가에서 유일하게 "댄스를 한다"고 할 정도인 디스코 트럭이 '마음 약해서'를 하드 코어적으로 과격하게 바꾸어 놓은 반면 불독 맨션의 '나성에 가면'과 J 브라더스의 '아빠의 청춘' 오 브라더스의 '나는 열 일곱살이예요'는 원곡의 느낌을 유쾌하게 이어 갔다. 곡 사용에 유난히 까다로워 리메이크 한 것을 듣고 사용승인을 하겠다던 신중현은 뷰렛의 '봄'을 듣고 흔쾌히 오케이를 했다.
비틀스의 '올 유 니드 이스 러브'를 떠올리게 하는 델리 스파이스의 '작은 연못'은 벌써 방송관계자들 사이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반적으로 원곡의 재해석이 주는 즐거움이라는 리메이크의 장점을 잘 살렸다는 평. 현재 한국 록계의 다양한 흐름을 일람하는 재미도 있다. 록은 어떤 특정한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몸으로 즐기고 감각으로 느끼는 것"이라는 록의 대부 신중현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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