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음악 신동' 크레이그 데이비드(21)는 가수들이 더 좋아하는 가수다. 어셔, 제니퍼 로페즈, 재닛 잭슨, 스티비 원더, 엘튼 존 등 내로라 하는 스타들이 그의 팬이다. 국내에서도 최신 경향에 가장 민감하다는 박진영을 필두로 그와 함께 작업했던 god 멤버들과 비 등이 크레이그 데이비드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모두 2000년 그의 데뷔작이었던 '본 투 두 잇(Born to Do It)'을 듣고 그의 새로운 감각에 반한 이들이다. 영국과 미국의 음악을 적절히 섞어 멜로디가 강한 힙합에 잘게 쪼개지는 비트를 특징으로 한 그의 음악은 '투 스텝'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냈을 정도. 그의 말대로 "흑인이지만 미국이 아니라 영국에서 자란 덕에 가능했던" 독특한 음악이었다.
2년 만에 선보인 크레이그 데이비드의 두번째 음반 '슬리커 댄 유어 애버리지(Slicker Than Your Average)'는 전작으로부터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작품. 첫 싱글 '왓츠 유어 플레이버 (What's Your Flava)'는 전에 없이 강하고 묵직한 사운드. 앨범의 표제곡은 '음악이 너무 부드럽고 이미지가 너무 깔끔하다'는 세간의 시기 어린 비난에 대해 제법 냉소적이고 자의식으로 가득 차 '그냥 크레이그가 되게 놔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랑이 주를 이루었던 전작의 노랫말과는 확실히 선을 그었다.
반면 '히든 아젠다(Hidden Agenda)'나 '투 스텝스 백(2 Steps Back)' '이니 미니(Eenie Meenie)' 같은 곡은 전작에서 빛을 발했던 투 스텝의 매력을 다시 되살려 낸다. 물 위를 달리는 것처럼 매끄럽고 부드러우며 지극히 감각적이다. 강하고 묵직한 노래들보다는 아직은 투 스텝류의 곡들이 더 긴 여운을 남긴다. 영화 '레옹'의 주제곡이었던 스팅의 '쉐이프 오브 마이 하트'의 멜로디를 차용해 스팅과 함께 노래한 '라이즈 & 폴(Rise & Fall)'이야말로 새 것과 옛 것을 무리 없이 이어주는 수작으로 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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