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코오롱의 고합 필름공장 인수를 불허하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하고 다음달 4일 이 안건을 전원회의에 상정해 처리하기로 했다. 공정위가 독점을 이유로 대기업의 기업결합을 불허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공정위 고위관계자는 25일 "코오롱의 고합 공장 인수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 결과, 경쟁제한성이 심한 것으로 판단해 승인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며 "다음주 공정위 전원회의에 상정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코오롱이 고합의 나일론필름(당진공장)과 폴리에스테르필름(울산공장) 부문을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이 현재의 60%에서 72%로 높아져 독과점의 폐혜가 효율성 제고 효과보다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코오롱의 고합 공장 인수는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오롱은 지난달 30일 부도난 고합의 당진과 울산 필름공장을 각각 309억원과 150억원에 인수하기로 채권단과 본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 이전 등의 인수절차를 밟아왔다.
그러나 올 8월 고합 매각입찰에서 코오롱에 밀린 효성은 "코오롱이 고합을 인수하면 시장점유율이 70%를 넘어 독점의 우려가 있다"며 공정위에 이의신고서를 낸 바 있다.
코오롱은 그러나 "필름시장은 해외에서 제품을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는 완전경쟁 시장이라서 독과점 폐해는 전혀 없으며, 오히려 국내 필름시장의 구조조정으로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 공정위의 판정이 비상한 관심을 사왔다.
소시지 햄 등 식품 포장재로 쓰이는 나일론필름과 폴리에스테르필름의 올해 국내 시장규모는 1,000억원 정도로, 해마다 시장이 20∼30%씩 늘어나는데다,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알려졌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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