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단일후보'로 결정됨으로써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은 공동선대위를 구성, 연대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노 후보가 4.6% 포인트의 적지 않은 차이로 승리함으로써 여론조사 검증 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21 김민석(金民錫) 총본부장은 이날 "복수의 조사 결과 중 1대 0도 유효하다고 합의문에 규정돼있다"고 말해 여론조사 결과를 인정했다.승복 논란도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 직후 통합21 정몽준(鄭夢準) 후보와 당직자들은 긴급회의를 갖고 "결과에 승복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회의가 끝난 뒤 정 후보는 당사 기자실을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노 후보가 당선되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말해 승복 의사를 밝혔다.
양측 합의대로라면 정 후보는 공동선대위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된다. 선대위원장직 수락 여부에 대해 정 후보는 "내일 노 후보와 만나서 얘기하겠다"고 말해 선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양측은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기 때문에 통합21이 적극적으로 노 후보를 도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두 사람의 역할분담이 미온적인 상태에 그치게 되면 단일화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또 정 후보를 선대위원장으로 해 다시 선대위를 꾸릴 때 기존의 '노무현 컬러'를 중심으로 구성됐던 선대위가 비노(非盧)·반노(反盧) 세력 및 동교동계까지 포괄하는 화합형 선대위로 바뀔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후보단일화 성사에 따라 민주당을 탈당한 후보단일화협의회 소속 의원들이 복당하고 민주당의 반노 비노 세력이 협력해 反(반) 이회창 연대가 잘 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민주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복당하지 않고 한나라당 행을 택하거나 반노 성향 중진 등이 민주당을 추가 탈당할 경우 노 후보의 대선 행보는 다시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노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경우에는 협력하기 어렵다"고 말했기 때문에 자민련은 반 이회창 연대에 합류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후보의 대선 출마를 위해 급조된 통합21이 정당으로서 제대로 존립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양측이 적극적 협력 관계를 모색할 경우에는 민주당과 통합21이 대선 전이나 대선 후에 합당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 盧·鄭 후보단일화 일지
10월31일 노 후보, "경선 정식제안 땐 검토"
11월 1일 정 후보, 후보 합의에 의한 단일화 제의
3일 노 후보, 경선 통한 단일화 제의
7일 양당 후보단일화 협상단 구성
11일 노 후보, 여론조사 통한 단일화 제의
12일 정 후보 후보회담 제의
15일 노·정 후보 회담
17일 후보단일화 세부 절차 타결
18일 민주·국민통합21, 여론조사 방식 유출 공방
20일 협상단 재구성 및 재협상
22일 후보단일화 방안 수정 타결, TV토론 실시
24일 후보단일화 위한 여론조사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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